"안 잡아주면 농구 못해요".
부산 KT 전창진 감독이 '토종 빅맨' 송영진(33·198cm)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내비쳤다. 올해로 어느덧 리그 10년차 베테랑이 된 송영진은 올 시즌을 끝으로 5년 맺은 FA 계약이 만료된다. 올 시즌 종료 후 생애 2번째 FA 자격을 취득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토종 빅맨들의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송영진의 몸값도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자 전창진 감독이 일찌감치 송영진 잔류를 먼저 거론했다.
전 감독은 송영진에 대해 "우리팀의 보배"라고 표현했다. 송영진은 확실한 장신선수가 없는 KT 팀 사정상 꼭 필요한 선수다. 서장훈(전자랜드) 김주성(동부) 하승진(KCC) 이승준(삼성) 등 토종 빅맨들과 매치업이 가능하다. 여기에 공수 양면에서 보이지 않는 공헌도가 매우 높다. 공을 가지지 않았을 때 움직임이 좋고 외곽슛 능력까지 갖췄다. 여러 모로 쓰임새가 많은 선수다
전 감독은 "(송)영진이가 있어 (박)상오가 3번으로 뛸 수 있다. 영진이 덕분에 상오가 휴식을 취할 수 있고, 더 편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오도 "(송)영진이 형이 들어오면 팀이 안정되는 느낌이 있다. 수비에서도 수월하고, 공격도 컷인 능력이 좋아 호흡도 잘 맞는다"고 거들었다. 올 시즌 경기당 28분51초를 뛰며 평균 7.4점 3.3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지만 기록 이상의 가치가 있는 존재가 송영진이다.
어느덧 팀 내에서 표명일·조동현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서열 3번째 위치가 된 송영진의 희생정신도 높이 사고 있다. 전 감독은 "영진이는 연습을 얼마 하지 않았는데도 센스가 좋아 팀플레이에 잘 맞춘다. 감독으로서 편하다"며 "사실 상오와 서로 맞물리는 부분도 있을 텐데 눈치껏 알아서 잘 움직여 준다"고 평가했다.
송영진도 "후배들이 잘하고 있는 만큼 힘을 보태고 싶다. 지난 시즌에는 후배들을 가끔 혼낼 때가 있었지만, 올 시즌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송영진은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왼쪽 새끼손가락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결장했던 그는 최근 목 근육통까지 왔다. 체력이 완전하게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출장시간을 소화하다 보니 몸에 무리간 온 것이다.
전 감독은 "선수들에게 '영진이가 많이 뛰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그만큼 송영진의 몸상태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가 우승을 향한 키워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영진은 여의치 않은 팀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30분 가까운 출장시간을 소화 중이지만 군말없이 코트에서 묵묵히 플레이로 답하고 있다. 전 감독이 송영진을 아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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