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의 FA 시장이 형성됐다".
2011년 말 프로야구 사상 최대의 FA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1일 제1차 이사회를 통해 FA 제도를 부분 손질했다. 특히 대졸선수에 한해 FA 취득 기한을 9년에서 8년으로 1년 줄이며 6명의 선수가 새로 혜택을 받게 됐다. 기존의 이대호 김동주 조인성 정대현 이승호뿐만 아니라 이택근 조성환 정재훈 등도 FA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벌써부터 야구 관계자들은 "역대 최고의 FA 시장"이라며 호들갑이다.
지난 2000년 시행된 프로야구 FA 제도가 가장 활황세를 띈 것은 2000년대 중반이었다. 2003년 말 13명의 선수가 FA를 신청한 가운데 해외로 진출한 이승엽을 비롯해 7명이 팀을 옮겼다. 마해영 진필중 정수근 이상목 박종호 등이 FA 대박을 터뜨리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2004년 말에도 11명의 선수가 FA를 신청해 사상 최고 60억 대박을 터뜨린 심정수를 비롯해 박진만 김재현이 이적했다. 대어급 FA 선수들에 대한 수요가 높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상당수 FA 선수들이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하면서 거품 논란에 휩싸였다. 2005년 말 14명의 선수가 FA를 신청했으나 이적선수는 김민재밖에 없었다. 2006년 말에도 국내 이적은 박명환뿐이었고, 2007년 말에는 급기야 사상 첫 FA 무이적이 나타났다. 2008년 말에야 홍성흔 이진영 정성훈 등이 이적했지만, 2009~2010년 2년 연속으로 국내 FA 무이적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그만큼 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턱없이 높은 보상제도와 FA 선수에 대한 불신이 지갑을 닫게 했다.
하지만 올 시즌 종료 후 문을 여는 FA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일단 어느 해보다 대어급 선수들이 속출한다. 이대호를 비롯해 이택근 조인성 정대현 이승호 김동주 정재훈 조성환 등은 모든 구단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매력적인 카드다. 기대했던 등급제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보상제도의 기준을 낮춤으로써 이적이 보다 용이해졌다. 특히 뒤늦은 제도 변경으로 이택근 정재훈 조성환 등은 2011년 연봉에서 예비 FA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했다. 그러나 오히려 이것이 전화위복이 돼 팀을 옮기기가 수월해졌고, 그만큼 FA시 몸값이 치솟을 전망이다.
구단들의 사정도 FA 시장에 대한 수요를 높이고 있다. 롯데와 삼성은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사령탑들을 물러나게 할 정도로 우승에 대한 욕망이 크다. 그 불똥이 여러 팀으로 튀고 있다. 당장 성적을 내는 데에는 FA 선수만큼 좋은 게 없다. 최근 홍성흔 이진영 등이 FA 모범생으로 거듭나면서 FA 선수들에 대한 불신의 벽도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스토브리그 큰손' 삼성도 종전의 FA 영입 불가 방침을 사실상 철회했고, 또 다른 큰손 KIA도 내부 FA가 없다. 여러 시장상황으로 봐도 FA 시장의 열기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비단 선수뿐만이 아니다. 선동렬 전 삼성 감독이 이미 야인이 된 가운데 SK 김성근, 두산 김경문, 넥센 김시진 감독도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된다. 여기에 제9~10구단 창단 문제까지 얽혀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시즌이 끝난 뒤 한바탕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상 최대의 FA 시장이 벌써부터 그 화려한 개장을 기다리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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