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할까 말까? 페티트, 양키스 '희망고문'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1.14 09: 18

미국프로야구(MLB) '베테랑' 좌완 투수 앤디 페티트(39)가 뉴욕 양키스에게 희망 고문을 하고 있다.
페티트는 지난해 뉴욕 양키스의 2선발로 21경기에 등판 11승3패 평균자책점 3.28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는 시즌 중반 부상을 당하며 현재 선수 생활 연장과 은퇴 사이에서 고민을 하게 됐다.
13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인 '엠엘비닷컴(MLB.com)'에 따르면 페티트는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과 전화통화에서 "날 믿지 말라"고 말하며 은퇴 쪽에 무게를 둔 상태다. 캐시먼 단장도 "현재 상황으로서는 페티트는 야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페티트와 협상이 쉽지 않음을 인정했다.

그렇다면 자존심 강한 양키스가 왜 페티트에게 매달리는 것일까. 페티트는 지난 1995년 양키스에서 데뷔 2003년까지 에이스로 활약하며 149승을 거뒀다. 1996년과 2003년에는 캐리어 하이인 21승을 기록했다. 2004년부터 3년동안 자신의 고향인 휴스턴에서 '절친' 로저 클레멘스와 잠시 외도를 했지만 2007년 다시 양키스로 복귀해 4년 동안 54승을 추가해 통산 240승 가운데 양키스 유니폼만 입고서 203승을 올렸다.
패티트는 군더더기 없는 투구폼 만큼이나 깔끔한 이미지와 따뜻한 인간성 때문에 오랫동안 양키스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실은 올 시즌 양키스 선발진이 붕괴가 페티트를 놓을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다. 지난해 양키스는 1선발 C.C 사바시아, 2선발이 페티트였다. 3선발은 A.J 버넷이었고, 4선발은 하비에르 바스케스, 그리고 5선발은 필 휴즈였다.
사바시아는 올 시즌에도 1선발로 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선발 페티트가 빠질 경우 3선발이던 버넷이 올라오면 되지만 지난해 기나 긴 부진의 늪에 빠지며 올 시즌 부활이 필요한 상황이다. 4선발 바스케스는 양키스에서 부진을 거듭하다 플로리다로 팀을 옮겼다. 그나마 5선 휴즈가 지난해 18승을 거두며 올 시즌 2선발로 승격될 예정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선발 2자리가 비어있다.
양키스가 페티트에게 저자세를 보이는 건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인 클리프 리(33)를 놓친 것도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다. 양키스는 시즌 종료 후 페티트 은퇴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특급 좌완' 클리프 리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이 알칸사주 클리프 리 집까지 직접 날아가는 성의를 보였다. 그러나 클리프 리는 양키스 대신 라이벌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계약했다.
뀡을 놓친 양키스는 대신 닭이라 생각하고 그레인키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그레인키는 자신의 계약서에 있는 트레이드 금지 조항을 내세워 양키스행을 거절하고 밀워키를 선택했다. 천하의 양키스가 두 명에게서 모두 물을 먹었다.
현재 이 둘을 제외하고는 페티트의 빈 자리를 대신할 이는 없는 상태다. 이제 한 달 후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마당에 양키스로서는 시즌을 준비하는 가장 기본인 선발투수진 구축도 마치지 못한 상태다. 애간장이 타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페티트는 양키스로부터 1300만달러를 제안했지만, 그가 양키스 마운드에 다시 선다는 말만 하면 1500만달러 이상도 쓸 의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캐시먼 단장 역시 "만약 그가 돌아 온다면 양키스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고 말하며 그의 복귀를 포기하지 않고 여전히 희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스로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페티트는 현재 고향인 텍사스에 머물며 운동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며 선수 생활연장을 놓고 고민 중이다.  자신은 모처럼만에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양키스 관계자들과 팬들은 매일 같이 그의 복귀를 희망 속에서 바라며 고문을 당하고 있다.
아무리 기분 좋은 고문도 오랫동안 받다 보면 지치는 법. 페티트의 조속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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