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9구단 창단의 주인공이 될까.
지난 11일 프로야구 이사회는 9구단 창단문제에 관렪 모호한 결정을 내렸다. 9구단 창단을 환영하면서도 정작 9구단의 주인공은 정하지 않았다. 일찌감치 경남 창원을 연고지로 창단신청서를 제출한 굴지의 게임기업 엔씨소프트를 택하지 않았다.
이유를 따져보면 우선 연고 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여기에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단 운영능력에 대한 불신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창단 가입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이유에서 이사회의 고민이 잘 드러난다.

공교롭게도 엔씨소프트 이외에 창단의사를 밝힌 기업이 두 곳이 더 있다. 한 곳은 B건설로 알려졌는데 모두 중견기업이다. 이사회는 오는 2월 9구단 창단 기업을 선정할 수 있지만 평이한 기준을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들의 몸집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이사회는 적어도 재벌기업의 한 계열사로 야구단 창단을 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 구단을 영속시킬 수 있는 안정성을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를 떠안지 않겠다는 일종의 보수적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접근방식은 히어로즈의 문제에서 비롯됐다. 히어로즈는 창단을 추진하던 농협, KT 등이 무산된 뒤 들어온 구단이다. 모기업이 없는 히어로즈는 우려대로 생존을 위해 선수 장사에 팔을 걷어부쳤다. 또 몇 명이 시장에 나올 지 알 수 없다. 이로인해 전력악화와 각종 루머들이 생산되고 있어 프로야구판이 바람잘 날이 없다.
때문에 이사회는 안정성 있는 구단을 우선시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히어로즈 문제를 먼저 해결한 뒤 창단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히어로스 선수들을 돈을 주고 데려간 구단들의 이중성이지만 프로야구판의 엄연한 현실이기도 하다.
엔씨소프트는 경영실적을 내세워 운영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고 우선 협상권을 요청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이사회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엔씨소프트는 안정성과 리스크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2월 재논의 과정에서도 안정성이 최대의 가치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안정성을 입증 못하면 제 9의 멤버가 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sunny@osen.co.kr
<사진>KBO 이사회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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