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준비가 없는 상태로 프로화를 추진할 생각은 없다".
탁구계의 한 관계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프로화 간담회가 끝난 뒤 꺼낸 얘기다.
최근 프로 추진을 놓고 급물살을 타고 있었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이 관계자는 각 구단의 단장들까지 포함된 간담회에서 현실을 인정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프로 추진의 필요성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프로 추진에 매달려 현실을 보지 못하면 안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국 탁구가 얼마나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생각할 때 아직 시기가 되지 않았다는 결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탁구계가 프로 추진을 포기했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현실적인 방안을 놓고 고민을 시작했다는 쪽에 가깝다. 대한탁구협회가 가칭 '최강전'이라는 이름으로 세미 프로를 준비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한탁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최강전을 열 수 있는 예산을 책정하기로 했다. 오는 2월 이 부분을 놓고 외부로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최강전이 유일한 성과도 아니었다. 신학용 실업탁구연맹 회장을 중심으로 프로화 검토 TF팀을 출범시겠다는 논의가 나온 것. 연맹 측은 다음 주안에 이 부분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 추진의 중심에 있었던 김택수 대우증권 감독도 이런 반응에 고무적이다. 김택수 감독은 "현장에서 느끼지 못하는 이야기를 이번 간담회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우리들의 노력이 더욱 필요한 것 같다. 세미 프로에 대한 얘기는 이번 간담회의 성과"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에 대해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도 "간담회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구단을 운영하는 분들이 어떤 걱정을 가지고 계신지도 알게 됐다.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
<사진>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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