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도 많이 느낍니다. 그래도 우리 팀 나름의 드라마 같지 않나요".
긍정적 사고였다. '하킬' 하승진(25. 전주 KCC)이 시즌 초 부진을 벗고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소속팀과 자신의 슬로스타터 성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KCC는 14일 잠실실내체육관서 벌어진 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4라운드 삼성과의 경기서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종료 직전 임재현의 극적인 버저비터를 앞세워 109-107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CC는 시즌 전적 18승 13패를 기록하면서 최근 6연승을 마크, 삼성(17승 14패)을 5위로 밀어냈다.
하승진은 이날 24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2,3쿼터를 끌려가던 KCC의 버팀목이 되었다. 비록 종아리 근육경련으로 인해 연장서 맹활약을 펼치지는 못했으나 분명 의미 있는 성적이었다.
경기 후 하승진은 "막판에 종아리 근육경련이 일어나 고전했다. 그래도 다른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쳐준 덕택에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라며 4쿼터서만 자유투 5개를 성공(6개 시도)시킨 데 대해 "고교 시절에는 곧잘 잘 넣었는데 데뷔 첫 경기서 고전하고 나서는 자유투가 잘 안 들어가더라. 원래 4쿼터에도 안 들어갔어야 정상인데"라며 웃었다.

악착같은 상대 수비에 고전한 하승진은 "다른 공격옵션을 활용하는 쪽으로 경기가 이어진 것 같다. 다행히 내게 치중되지 않고 다른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라고 밝혔다.
하승진은 물론 소속팀 KCC는 최근 매년 시즌 초에 고전한 뒤 중반부터 상승궤적을 그리고 있다. 이른바 선수, 팀이 모두 슬로스타터 성향을 띄고 있는 셈. 그에 대해 하승진은 "발동이 늦게 걸리는 데는 나 또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그래도 어떻게 보면 우리 팀 나름의 드라마가 아닌가"라며 웃으면서도 "개인적인 면으로 봤을 때는 나 자신이 바보같아 보이기도 한다"라며 반성의 자세도 보였다.
farinelli@osen.co.kr
<사진> 잠실실내체=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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