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홍진호(29, KT) 이후 이 선수처럼 2인자 이미지가 강한 선수가 있을까. 개인리그 데뷔 첫 무대인 스타리그서 결승까지 가며 '로열로더'의 길을 걸으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연속으로 결승행 성공한 차기 대회서도 2-0으로 앞서나가다가 내리 3판을 지며 준우승의 쓴 잔을 마셨다. 바로 정명훈의 이야기다.
'콩라인'의 대표 계보를 잇는 '테러리스트' 정명훈(20, SK텔레콤)이 2전 3기로 스타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정명훈은 14일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박카스 스타리그 2010' 4강 김윤환과 경기서 세밀하면서도 대담한 전략적 승부수를 건 김윤환에게 고전을 면치못했지만 테란 특유의 철벽같은 방어력을 십분활용하며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정명훈은 ‘인크루트 2008’과 ‘바투 스타리그’에 이어 역대 세번째 스타리그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에 오른 정명훈은 "정말 오랜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에는 예전과는 다르게 신기하거나 기쁨보다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두 번의 준우승이 마음에 걸린다. 또 당시에는 신인 시절이라 결승 진출이 기뻤지만 지금은 책임감이 든다. 보다 좋은 경기를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며 통산 세번째 결승 진출에 소감을 말했다.

김윤환과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한 것에 대해 그는 "그동안 5전제 승부에서 마지막 5세트를 가면 이긴 적이 없었는데 드디어 승리를 거둬 얻은 것이 많은 경기였다"면서 "이렇게 힘들게 올라갈 줄 몰랐다.1경기를 이기면 3-0 이라고 생각하고 왔다. 1경기부터 예상치 못했던 빌드를 당하면서 오늘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경기를 포기하지는 않았다"며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자신감을 꼽았다.
세밀하면서도 대담한 승부수를 들고 나온 김윤환에 대해 "최근 VOD를 보면 운영전을 많이 하셔서 여러가지 방안을 대비했는데 스타일이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평한 뒤 "결승 상대로는 송병구 선수가 올라왔으면 좋겠다. 그가 오면 게임 내외적으로 재미있을 것 같다. 첫 준우승의 아픈 기억도 지워버리고 싶다. 첫 대회 준우승 이후 콩라인이 됐다. 내 손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흥행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며 콩라인 탈출을 천명했다.
마지막으로 정명훈은 "최연성 코치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또 자기 일처럼 연습을 도와준 우리 팀 저그 선수들 박재혁 한상봉 이승석 어윤수 임홍규 손영학 선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열렬히 응원해주신 팬들께도 감사드린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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