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변신' 김용섭, "언젠가 찬스는 올 것"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1.15 10: 35

"다시 신인이라는 각오로 뛰겠다".
SK 김용섭(28)이 외야수로 전향했다. 무명의 중고 유망주인데다 국내 최고 외야를 자랑하는 SK 외야진의 한 자리를 노린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김용섭은 2군 선수가 항상 그렇듯 "언젠가 찬스가 올 것"이라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김용섭은 지난 2002년 한서고 졸업 후 SK에 지명받았다. 2차지명으로 전체 19번째로 이름이 불렸다. 2006년 경희대를 졸업한 후 프로에 입단한 김용섭은 제법 가능성을 지닌 내야수였다.
하지만 자리를 잡지 못한 채 2007시즌 단 1경기 출장에 그친 후 경찰청에 입대했다. 경찰청에서는 제법 이름을 날렸다. 홈런과 타격에 눈을 뜨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얻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복귀한 2010시즌. 김용섭에게는 예상대로 쉽지 않았다. 2루수 정근우, 유격수 나주환, 3루수 최정으로 짜여진 국내 최고 내야에 김용섭이 낄 자리는 없었다.
이미 펀치력을 인정받았고 컨택 능력까지 지닌 중장거리형 타자였지만 수비력이 부족렸다. 부상까지 겹치면서 스스로 실망이 컸다.
"가장 실망스런 시즌"이라고 작년을 자평한 김용섭은 "작년에는 허리가 좋지 않아 재활군에서 두달 넘게 쉬어야 했다"며 "마음가짐이 흐트러진 것 같다. 뭔가를 하면서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런 생각에 집중하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김용섭은 작년 마무리 캠프를 준비하면서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각오를 다진 후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시작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그러자 신인 때 가졌던 마음가짐이 떠오르며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 일환으로 포지션까지 전환하기로 마음 먹었다. 바로 외야수다. SK는 내야 못지 않게 외야까지 촘촘하다. 박재상, 김강민, 조동화, 임훈, 안치용, 박재홍 등으로 구성돼 8개 구단 중 가장 강력한 그물망을 보유했다.
김용섭도 잘 알고 있다. "자존심은 버린지 오래됐다"는 김용섭은 "내야에는 내 자리가 없는 것 같다. 2008~2009년 경찰청에서 좌익수와 우익수를 본 경험이 있어 빨리 적응할 것이라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비를 우선시 하는 SK 팀분위기라는 점에서 김용섭은 배트보다 수비에 좀더 치중할 예정이다. 그만큼 타격은 자신감이 넘친다. 코칭스태프로부터의 평가도 "중장거리형으로 오른손 스페셜리스트로 대타나 지명타자로 활용가치가 높다"고 돼있다.
김용섭은 "방망이쪽은 뒤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왼쪽 투수 볼에 자신감이 있다. 몸쪽 볼 대처능력도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다른 생각은 하지 않겠다. 확실히 보여줘서 기회를 잡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공필성, 최태원, 정근우처럼 상대를 잡아먹을 것 같은 플레이어가 부럽다"는 김용섭은 "목표는 따로 없다.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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