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뉴욕 양키스가 드디어 스토브리그에서 손을 뻗쳐 '세이브왕' 라파엘 소리아노(31)를 영입했다.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홈페이지인 '엠엘비닷컴(MLB.com)은 14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가 구원투수 라파엘 소리아노와 3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6일 소리아노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ESPN'과 인터뷰에서 "소리아노가 마리아노 리베라의 앞에 등판하는 셋업맨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지 일주일만에 빅딜이 성사됐다. '협상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보라스는 '특급 마무리 투수의 연봉'이라는 전제 조건도 충족시키며 계약기간 3년 총액 3500만달러(약 400억원)을 이끌어냈다.

소리아노는 2010시즌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고 45세이브를 올리며 양키스 '수호신' 리베라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구원왕을 차지했다. 지난 2002년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마무리투수 수업을 받았다.
애틀랜타 바비 콕스 전 감독의 믿음 속에 2009년 31세이브를 기록한 소리아노는 지난 겨울 탬파베이로 이적하며 양키스 눈에 들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96마일(154km)까지 뿌리는 소리아노는 지난해 불과 64경기에 등판 62⅓이닝을 던져 3승2패 45세이브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했다. 소리아노는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최고구속 96마일(155km)의 포심 패스트볼과 130km대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구사하며 당당히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한 명 대열에 올랐다.
그렇다면 세이브왕이 왜 불펜 셋업맨을 자청한 것일까. 일단 소리아노는 메이저리거라면 꼭 한번 입어보고 싶은 핀스트라이프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보통 최고의 리그 세이브왕이 이듬해 셋업맨으로 돌아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러나 소리아노는 "양키스라면 셋업맨도 상관 없다"고말했다. 물론 연봉에 있어서는 마무리 투수 만큼의 대우를 요구했다.
더불어 우승 가능성이다. 비록 스프링캠프 전까지 올 시즌 양키스 전력은 많이 약해진 상태다. 특히 선발진이 붕괴되면서 지구 우승을 보스턴에 넘겨줄 수도 있다. 그러나 '큰손'인 만큼 언제든지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 수급이 가능하다.
그러나 소리아노가 양키스와 셋업맨 계약을 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가 현재 양키스 마무리 리베라의 잠재적 대체자를 수업을 받기 위함도 있다.
지난 1995년부터 16년 동안 양키스에서 뛴 리베라는 1996년부터 마무리로서 가능성을 보이며 1997년 단숨에 43세이브를 거뒀다. 지난 시즌에도 61경기에 등판 3승3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1.80, 통산 559세이브를 기록하며 호프만의 기록 돌파에 도전하고 있다.
리베라는 올 시즌 42살로 앞으로 2년 정도 밖에 뛰기 힘들다. 이번 겨울 양키스와도 2년 3000만달러(약 360억원)에 계약했다. 2년 뒤면 트레버 호프만의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세이브(601 세이브) 돌파도 가능하다.
리베라의 나이를 고려해 볼 때 2012년 이후면 은퇴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양키스로서는 새로운 마무리투수를 찾아야 한다. 소리아노가 2년 동안 셋업맨으로 뛰며 리베라로부터 마무리 수업을 받고 실력을 인정받을 경우 2013시즌부터는 당당히 양키스 마무리 투수가 된다는 것이 이번 계약의 시나리오다.
또한 지난 시즌 리베라가 컨디션 난조도 보였고, 부상 때문에 잠시 고생도 했다. 이럴 경우 양키스는 소리아노를 임시 소방수로 활용할 수도 있다.
어떤 보기에 마무리 투수가 셋업맨으로 변신이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다. 양키스기에 가능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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