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후나하시 겐조 일본 통신원]지난 11일 오릭스가 '메이저리거' 좌완 투수 에반 맥클레인(29)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오릭스의 외국인 선수는 7명. 연습생까지 포함하면 무려 8명이나 된다. 한국의 외국인선수 제도는 구단당 2명 보유이니 상상도 못할 숫자일 것이다.
그럼,일본의 외국인 선수 제도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2011년현재 계약 인수에 제한은 없다. 다만 일군에 동시 등록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는 4명까지며 투수 또는 야수로서 동시 등록할 수 있는 선수는 각 3명까지다. 투수 또는 야수만 4명을 등록할 수는 없다.
예전에는 일본도 계약인수에 제한이 있었다. 그 시절에는 중심선수로서의 압도적인 활약 또는 약점의 보완을 위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였다. 즉 지금의 한국야구와 같은 것을 기대하면서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그러나 1996년 인원 제한이 없어지면서 두 가지 큰 변화가 일어났다.
첫 번째는 경쟁을 치열화 시키길 위한 선수영입이다. 이미 주전선수가 있는 포지션에 외국인을 영입해 선수의 기술을 더 발전 시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90년대의 요미우리의 3루에서 일어났다.
그 당시 요미우리는 모토키라는 유망주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1996년부터 3년 연속으로 3루수인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였다. 그러나 모토키는 이런 경쟁에서 승리했고 97년부터 02년까지 6년연속 100경기 이상에 출장하는 주전으로 성장하였다.
두 번째의 변화는 ‘보험을 위한 영입’. 외국인 선수는 불확정요소가 많다. 실력을 발휘하지 못 할 경우도 많고 국내선수와 마찬가지로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그래서 비슷한 선수를 영입해서 리스크를 줄인다.
2001년의 요미우리는 6명의 외국인이 있었고 그 중 투수가 5명이었다. 그리고 그 중의 3명은 조성민,정민철,정민태 등 중복되는 우완 선발투수를 3명이나 보유했다. 나머지 외국인들은 투수는 좌완 선발투수,오른손 중간계투.야수는 거포 1루수였다. 한국인 선수들은 ‘3명중의 한 명만 잘하면’이라는 계산하에 영입했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보험을 위해 잉여 전력을 영입했다는 셈이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이혜천이 뛰었던 야쿠르트도 비슷했다. 야쿠르트는 2009년 리키 발렛이라는 투수도 영입했다. 그는150km에 가까운 직구와 슬라이더 등의 변화구를 주무기로 삼는 좌완 투수였다. 선발과 중간계투용 투수였다. 스타일과 역할이 이혜천과 똑같은 선수를 영입한 것이다.
이와 또 다른 ‘보험’에 관한 슬픈 일화도 있다. 2002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뛴 콜리 폴이다. 1999년부터 세이부에서 뛰었던 폴은 99년 시즌 도중에 팀에 가입하여 1군서 59경기에서 12홈런을 치는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2000년 메이저리그 출신에 밀려 시즌 대부분을 2군에서 지냈다. 이듬해에도 다른 외국인 때문에 1군에는 한번도 올라가지 못 했었다.
2000년에 3할5푼3리、21홈런、69타점, 2001년에는 3할5푼2리,27홈런,95타점의 압도적인 성적을 남겨 2군 무대에서 2년연속 3관왕을 차지했다. 그는 2002년 현대에 입단 2할8푼 18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기회만 주어지면 일본프로야구 1군에서도 충분히 활약할 수도 있는 선수였다. 그의 야구인생은 ’보험’이 가능했기에 일어난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오릭스와 계약한 맥클레인은 한국야구의 도전할 의지가 있었다. 모구단 관계자는 “제2~3 선발투수 후보로 계약할 만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구단은 에이스급투수 영입이 시급한 상태였기에 계약을 제안하지 않았다. 그가 한국에서 성공했을지는 미지수지만 혹시 성공했으면 그 팀은 보다 수준 높은 야구를 전개 했을 것이다.
한국야구에서 매년 제도적인 이유로 인해 우수한 외국인을 방출하는 케이스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지나친 개방은 한국야구에게 손실이 되지만 적당히 개방하면 재미있는 경기가 더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요즘 제9의 구단 창단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창단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선수가 부족할 것은 명백하다. 용병제도의 완화는 신구단 칭단하기 전에 한번 제대로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kenzo157@hanmail.net
▲후나하시 겐조 통신원은 일본 도쿄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 대학생으로 야구 매니아입니다. 한국 성균관대에 1년간 교환학생으로 공부, 한국어를 습득하면서 한국 프로야구에도 매료된 한국야구팬이기도 합니다. 2011년 OSEN의 일본 통신원으로 일본무대에서 활약할 한국인 선수들의 이야기 뿐만아니라 일본야구 관련 소식들을 한국야구팬들에게 생생하게 전해줄 것입니다.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