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지동원 '합작 플레이'서 한국 축구 미래를 봤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01.15 08: 55

51년 만의 '왕의 귀환'을 노리는 한국. 비록 호주와 무승부를 기록하며 8강 진출 확정을 인도와 3차전으로 미뤘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를 보았기 때문에 전혀 아쉽지 않은 경기였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컵 대표팀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밤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경기장서 열린 호주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11' 조별예선 C조 두 번째 경기에서 구자철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며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호주와 같은 1승 1무를 기록했으나 골득실에서 뒤져 B조 2위를 유지했고  인도전 및 호주-바레인전 결과에 따라 8강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한국은 이날 승리를 차지해 조 1위로 올라서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전술로 나섰다. 바레인전에서 두 골을 기록했던 구자철(22, 제주)의 위치를 조금 더 전진시킨 것. 이에 지동원(20, 전남)은 자신의 본래 자리서 좌우 측면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며 구자철이 공간 침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전반 초반에는 이러한 전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며 조금은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그런 걱정을 잊으라는 듯 곧바로 전반 24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정성룡이 찬 골킥을 지동원이 상대 박스 내로 침투해 들어가며 가슴 트래핑으로 깔끔하게 받은 후 욕심을 부리지 않고 구자철에게 연결, 구자철이 마무리지었다.
순간적으로 침투하는 지동원을 막기 위해 호주 수비가 몰린 틈을 타 구자철이 빈 공간으로 침투했고, 이를 본 지동원이 가볍게 공을 내준 것이었다. 구자철의 퍼스트 터치도 완벽했지만 깔끔한 트래핑과 침착하게 상황을 읽은 지동원의 대처도 대단했다.
한국은 이후 후반 17분 동점골을 허용한 이후 지동원과 구자철을 빼고 유병수와 염기훈을 투입했다. 그러나 지동원-구자철이 보여줬던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전반전에는 주로 도우미 역할을 하던 박지성이 직접 해결사로 나서서 호주 수비진을 휘젓고 다녔다.
후반 중반부터 구자철과 지동원이 빠진 후 그들의 공백을 확실히 느꼈다. 최전방에서 활발한 콤비 플레이는 찾기 힘들었기 때문. 또한 최전방에서 둘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생기는 공간 창출 능력이 그리울 수밖에 없었다.
바레인전에 이어 호주전에서 둘이 보인 활약을 봤다면 그들이 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겨우 20대 초반인 그들이 있기 때문에 짧게는 이번 아시안컵이, 그리고 길게는 한국 축구의 미래가 밝게 빛나고 있다.
sports_narcotic@osen.co.kr
<사진> 도하(카타르)=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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