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렸다 하면 중이염까지 가요. 그럴 때마다 항생제를 처방받곤 하는데 괜찮은 건가요?”
“중이염이 심해서 수술을 해야 한대요. 전신마취를 해야 하다는데 너무 걱정이에요.”
비단 진료실이 아니더라도 아이 엄마들이 모인 장소라면 쉽게 들을 수 있는 고민이다. 만 3~4살의 아이라면 80~90%가 한두 번 이상 앓은 경험이 있을 정도로 중이염은 흔한 질환이다. 아이들은 귀와 코를 연결한 ‘이관’이 짧고 굵으며 곧게 뻗어 있다. 때문에 각종 감기로 인해 생긴 염증이 ‘이관’을 통해 귀로 쉽게 전파돼 중이염에 쉽게 걸린다.

▲중이염=항생제, 공식은 버리세요
부모들이 중이염을 걱정스러워하는 이유는 ▶ 고열 ▶ 항생제 처방 ▶ 오래 지속되면 수술이 요구됨 ▶ 청력손실의 가능성 등을 꼽을 수 있다. 요즘은 부모들의 인식이 높아져서 가능하면 항생제는 쓰지 않으려 하지만 유독 중이염만큼은 반드시 항생제를 먹어야 치료가 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그럴까? 답은 간단하다. NO!
지난달 10일에 대한소아과학회, 이과학회, 가정의학회 등이 발표한 중이염 진료지침에 따르면
▶ 심한 귀의 통증, 보챔, 38.5 이상의 열
▶ 생후 6개월 이하에서 위의 진단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 2~3일 뒤에 병원에 올 수 없는 상황이거나
▶ 항생제가 필요한 다른 질환이 있거나 이미 항생제를 먹고 있을 때
위 4가지 경우에만 항생제를 쓰라고 권고하고 있다.

▲잦은 항생제는 아이에게 농약을 치는 것과 같아
이는 감기로 인해 귀가 부었다고 해서 바로 항생제를 처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드시 2~3일의 경과를 보고 증상의 호전이 없는 경우에만 써야 하며 중이염 수술은 난청이나 언어지연, 학습장애 등의 양상이 있을 때만 고려되어야 한다.
서초 함소아한의원 김기훈 원장은 “미국에서는 중이염의 90%이상에서 항생제 투여가 필요 없다고 보고되며 항생제 투여 시 오히려 발진과 설사 발병율이 3~5%정도 높아진다고 밝혀졌다. 또한 과도한 항생제 사용은 내성을 유발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와 함께 부작용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중이염 치료 시 당연시 되는 항생제 처방을 경고했다. 또한 김기훈 원장은 “아이의 건강을 위해 무농약, 무항생제로 키운 유기농 식재료를 골라 먹이는 것처럼 아이의 면역력을 갉아 먹는 농약과 같은 잦은 항생제 처방과 과용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한약으로 중이염 치료와 면역력까지 키워
항생제 없는 중이염 치료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한방 치료이다. 실제 예부터 한약과 침을 통해 중이염을 다스려왔다. 한방에서는 중이염을 이통(耳痛) 혹은 농이(膿耳)라고 해서 그 원인을 풍열(風熱)로 보고 오장육부 중 귀를 담당하는 신장의 기운이 약한 아이들이 중이염이 잘 온다고 봤다.

서초 함소아한의원 김기훈 원장(사진)은 “한방에서는 중이염이 급성으로 올 때는 형개와 연교 등의 약재를 이용해 풍열(風熱)을 제거하고 열독을 풀어줘서 치료하고, 만성적인 중이염이나 재발이 잦은 경우에는 생지황, 맥문동, 산수유 등의 약재를 이용하여 몸 속 마른 진액을 보충하고 신장의 기운을 높여주는 한약 치료를 통해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며 한약을 통한 중이염 치료의 강점을 소개했다. 또한 침치료, 아로마 등의 한방요법은 인체 면역력을 도와 아이 몸이 스스로 감기와 중이염을 이기도록 관리해준다. 유난히 추위가 심한 올 겨울, 아이들의 반복적인 감기와 중이염 치료에 한방치료로 아이에게 따뜻한 힘을 실어줄 수 있겠다.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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