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라면 우리는 리즈를 1선발로 기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 지붕 두 가족'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오는 4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2011프로야구 개막전에서 '대물 투수' 레다메스 리즈(27, LG)와 더스틴 니퍼트(30, 두산)의 선발 맞대결 가능성이 생겼다.
불꽃은 LG 박종훈 감독이 당겼다. 박 감독은 14일 오후 잠실구장 내 감독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LG와 두산 모두 좋은 외국인 투수를 선발한 것 같다"며 "우리 팀의 경우 예상대로라면 리즈를 1선발로 기용할 가능성이 있는 스토리"라고 말했다.

물론 박 감독은 "아직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기 전이기 때문에 투수진 운영에 대해서 정확히 말하기는 힘들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외국인 선수 2명 모두 선발 투수로 활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그는 "직접 보지는 못했고 동영상을 통해서 봤다. 외국인 스카우트 담당자가 잘 뽑았을 것"이라고 말한 뒤 "150km대 직구를 꾸준히 던진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박 감독은 외국인 선수에 대해서 기대는 하되 지나치게 의지하진 않을 뜻을 내비쳤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경력만 놓고 보면 최고로 평가받았던 애드가 곤살레스가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한국야구를 떠났기 때문이다.
우완 정통파인 리즈는 지난 2003년 2월 14일 미국프로야구(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해외자유계약을 맺은 후 2007년 8월 25일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28경기(선발 21경기)에 등판해 6승8패, 평균자책점 7.50을 기록했다.
특히 2008년에는 메이저리그에서만 17경기에 선발로 등판, 6승6패, 평균자책점 6.72를 마크했던 팀 내 유망주였다. 리즈는 특히 2008시즌에 최고구속 162km의 직구를 스피드건에 찍을 정도로 강견이다.
그러나 2009년 메이저리그에서 2경기밖에 뛰지 못한 리즈는 2010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로 팀을 옮겼으나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었을 뿐 메이저리그 마운드에는 서지 못했다. 대신 트리플A에서 25경기(선발 22경기)에 등판, 123이닝을 던져 8승8패, 평균자책점 4.83을 기록했다.
삼진은 109개나 잡은 반면 사사구는 38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한국에 온다는 사실이 불가능해 보이지만 도미니카공화국 8남매 가정을 책임져야 했기에 배고픈 마이너리그가 아닌 한국을 택했다.
두산 외국인 투수 니퍼트 역시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의 소유자다. 니퍼트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엔트리 포함 및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출전 경력의 203cm 장신 우완 투수다.
2002년 애리조나에 15라운드서 선발된 우완 니퍼트는 2005년 애리조나서 빅리그 무대를 밟은 뒤 2008년 텍사스로 이적해 3시즌을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19경기(선발 23경기) 14승 16패 평균 자책점 5.31이며 마이너리그서는 121경기(선발 109경기) 40승 28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다.
일단 박종훈 감독은 리즈를 두산과 개막전 선발로 낼 수도 있다고 예고한 만큼 맞대결 성사 여부는 두산 김경문 감독의 결정에 달렸다. 김 감독 역시 "메이저리그서 불안정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좋은 투수라고 생각한다"며 적어도 10승 이상은 보장된 선발 투수로 활약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두산의 경우 4월 2일 잠실 개막전이 두산 개막전이기 때문에 상징성을 고려해 외국인 선수보다 '토종 에이스' 김선우를 선발로 올릴 가능성도 있어 현 시점에서 리즈와 니퍼트의 맞대결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예상하기는 힘들다.
한국프로야구 30년이 되는 올해 개막전에서 메이저리그 출신 두 '대물'의 선발 맞대결은 야구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연 김경문 감독이 맞불을 놓을까.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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