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FA 미아가 됐다.
한화에서 FA를 선언한 투수 최영필(37)과 포수 이도형(36)이 끝내 계약에 실패하며 FA 미아로 남게 됐다. 두 선수는 FA 계약마감 시한인 15일 오후 5시를 넘겨서도 계약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한화는 협상기간 동안 두 선수에게 구체적인 계약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전구단 협상기간에도 두 선수는 영입 제의가 없었다. 결국 올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선수로 뛸 수 없게 됐다.
처음부터 우려된 일이었다. 최영필과 이도형은 한화에서 10년 가까이 활약하며 팀에 공헌한 베테랑들이지만 나이가 30대 중반으로 적지 않았다. 게다가 턱없이 높은 FA 보상제도 탓에 애초부터 타팀 이적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설상가상으로 한화도 젊은 선수 위주의 리빌딩을 선언하면서 두 선수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실제로 한화는 우선협상 기간 동안 두 선수와 딱 한 번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구단은 "계약할 생각이 없다"는 의사만 전달하고 협상 테이블을 접었다. 이후 나머지 7개 구단과 협상기간을 맞이했지만 두 선수를 영입하려는 곳은 없었다. 돌고 돌아 다시 원소속구단 한화와 만났지만 역시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마감 전날인 지난 14일 만났으나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구단에서는 그동안 두 선수의 공헌도를 감안해 현장직원을 제안했지만 최영필은 선수생활, 이도형은 개인사업을 이유로 정중하게 고사했다.
역대 프로야구를 통틀어 FA 미아는 2명 있었다. 지난 2006년 시즌 종료 뒤 FA를 선언했던 투수 노장진과 차명주가 끝내 계약에 실패하며 유니폼을 벗었다. 차명주는 구단의 계약안을 끝내 받아들이지 못하며 스스로 은퇴를 선언했고, 노장진은 '풍운아' 이미지가 강해 어느 구단도 데려가려 하지 않았다.
반면, 이번 최영필과 이도형의 경우에는 구체적인 계약안도 없었을 뿐더러 협상기간 내내 철저하게 외면받았다. 두 선수 모두 성실한 자세로 덕망이 높았지만 FA 계약은 사안이 다른 문제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뒤늦게 FA 제도를 부분 수정했으나 최영필과 이도형은 혜택이 없었다. 물론 성적 또는 연봉에 따른 차등 보상제가 실현되지 않은 현행 FA 제도에서는 제2의 최영필·이도형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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