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패 수렁' SK가 풀리지 않는 이유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1.16 07: 00

7연패. 올 시즌 프로농구 최다연패 기록이다. 일찌감치 하위권으로 평가된 울산 모비스와 안양 인삼공사가 한 차례씩 7연패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팀, 바로 서울 SK가 7연패의 주인공이다. SK의 7연패는 현재진행형이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SK는 시즌 전에만 하더라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포장지만 화려하고 알맹이가 없는 선물 꾸러미와 같다. 지난 15일 6위 창원 LG전에서도 대패한 SK는 7위로 승률(0.406) 4할을 갓 넘기는 수준이다. 6위 LG와 승차도 2.5경기로 벌어졌다. 매년 반복된 악몽 같은 상황이 또 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 조직력 부재

시즌 초반 SK 신선우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조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SK는 김효범을 비롯해 황성인 백인선 손준영 등 이적생들이 많았고 신인과 군제대 선수로 변기훈 이민재 백승호 김재환이 가세했다. 주희정 방성윤 김민수를 빼면 모든 선수들이 바뀌었다.
 
설상가상으로 방성윤과 김민수는 부상으로 손발을 맞출 시간이 극도로 부족했다. '백전노장' 서장훈(전자랜드)은 "조직력이란 길게는 1~2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단기간에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7연패 기간 중에도 SK의 조직력 부재는 여실히 나타났다. 어시스트가 평균 11.9개밖에 되지 않은 반면 턴오버는 평균 12.4개에 달했다. 어시스트보다 턴오버가 더 많을 정도로 팀플레이를 찾아 보기 힘들었다.
 
1대1로 힘들게 경기를 하다 보니 골이 들어갈 확률이 낮다. 7연패 기간 중 야투성공률은 39.3%로 극악 수준이었고 평균 65.9득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공격무기가 많지만 개인공격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수비조직력도 흔들렸다. 평균 83.7실점에 야투허용률 53.8%. 밑빠진 독에서 실점만 콸콸콸 흘러내렸다.
▲ 레더 딜레마
SK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검증을 끝마친 테렌스 레더를 지명했다. 레더는 올 시즌 32경기에서 평균 21.3점 9.3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기록과 달리 골밑 장악력이 예전만 못하고 효율성도 떨어진다.
 
신선우 감독은 "레더가 욕심이 많아 문제다. 조금 더 영리하게 경기를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피딩 능력이 부족해 나머지 선수들의 공격력을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고질적인 파울 관리 미숙으로 경기 막판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올 시즌 레더는 무려 12차례나 5반칙 퇴장당했고 이 12경기에서 SK는 2승10패로 고전했다. 레더 외에는 마땅한 골밑 요원이 없다는 게 SK의 고민이다. 
 
김민수는 부상 후유증으로 골밑 플레이에 적극성이 없다. 백인선과 손준영도 신장과 공격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공수 양면에서 레더의 골밑 부담이 크다. 의욕 과잉까지 겹쳐 매번 파울관리가 되지 않는다.
▲ 무색무취
시즌 전 신선우 감독은 "기동력에 많은 신경을 썼다. 기동력에 선수 구성의 모든 것을 맞췄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 시즌 SK의 경기당 속공은 2.6개로 리그 공동 4위. 딱 중간 수준이다. 속공에 강한 포인트가드 주희정이 있으나 좀처럼 뛰는 농구가 되지 않고 있다.
 
세트오펜스가 많아질수록 주희정의 장기를 살리기 어렵다. 조직력이 좋은 팀이라면 패턴 플레이로 풀어갈 수 있지만, SK는 자리와 동선을 지시하느라 24초 공격시간을 잡아먹는다. 주희정의 플레이가 죽어버린 이유다.
기동력이 살아나지 않으면서 색깔이 없는 팀이 되어 버렸다. SK는 경기당 3점슛 시도가 20.6회로 리그에서 가장 많고, 팀 야투성공률은 46.1%로 뒤에서 두 번째다. 농구의 기본이 되는 스크린 플레이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공을 돌리다 3점슛을 던지거나 김효범과 레더의 개인공격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농구를 하고 있다. 김효범과 레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이들이 막히면 답이 없어진다. 방성윤과 김민수가 가세했으나 이들의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아 공격의 효율성은 더 떨어졌다.
팀 색깔의 부재는 선수들이 자각해야 할 역할마저 불분명하게 만들고 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에는 너무 많이 왔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 '신산' 신선우 감독은 과연 어떤 비책을 들고 나올까.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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