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왜 삼성화재만 만나면 작아지나?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1.01.16 09: 00

"삼성화재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난 15일 현대캐피탈의 김호철 감독은 답답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이 프로출범 사상 첫 4연패로 최하위로 추락한 삼성화재에 세트스코어 0-3 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벌써 시즌 3패째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포함하면 5연패 중이기도 하다.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에 비견되는 명문 구단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놀라울 뿐이다. 더군다나 올 시즌 현대캐피탈은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는 삼성화재와 달리 정규리그 2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왜 삼성화재만 만나면 작아지는 것일까.

▲ 심리적인 압박
김호철 감독은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에 고전하는 이유로 '심리적인 압박'을 거론했다. 현대캐피탈의 기량이 삼성화재에 뒤진다면 최근 호성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캐피탈은 배구 관계자들이 부러움을 숨기지 못할 정도로 균형 잡힌 전력을 자랑하고 있기도 하다.
김호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삼성화재와 경기만 치르면 불안감을 드러낸다. 이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기량의 차이는 아니다. 다른 팀과 경기를 하는 것처럼만 하면 이길 수 있다. 선수들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다. 삼성화재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집중력의 차이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쾌재를 부른다. 그래서 신치용 감독에게 반대로 물었다. 삼성화재는 왜 현대캐피탈에 강한가. 신치용 감독은 '집중력의 차이'를 들었다. 삼성화재 선수들은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는 뜻이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현대캐피탈과 결승전만 6번을 치렀다. 그런 때문인지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감독인 내가 느낄 정도로 집중력이 좋아진다"면서 "오늘(15일) 경기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했다면 현대캐피탈은 자신들의 기량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 분위기 메이커의 부재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만 만나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분위기 메이커의 부재이다. 현대캐피탈이 분위기를 탈 때는 상관이 없다. 그러나 상대 쪽으로 흐름이 넘어갔을 때 다독여주고 뒤집을 수 있는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여오현과 고희진이 버티고 있는 삼성화재와 다르다. 현대캐피탈은 '너무 조용하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 지난 시즌까지 현대캐피탈에서 활약했던 박철우. 박철우는 "두 팀을 비교하는 입장이라 조심스럽다. 현대캐피탈도 투지가 넘치는 플레이를 한다. 시각의 차이일 수 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에 비교해 분위기에서) 부담감을 느끼는 것은 분명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stylelomo@osen.co.kr
<사진> 천안=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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