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TV 예능의 간판인 MBC '무한도전'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같은 시간대 경쟁 프로인 SBS '스타킹'에게 한동안 시청률 싸움에서 밀리는 듯했다가 이뤄낸 역전이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AGB닐슨 집계에 따르면 15일 '무한도전'은 전국시청률 18.4%를 기록, '스타킹'의 16.2%를 2.2%포인트 차로 누르고 오후 6시 시간대 예능 최강으로 자리했다. KBS 2TV '국민 히어로 명받았습니다'는 고작 4.5%에 그치면서 확실한 2강1약 체제를 드러냈다.
'무한도전'의 이날 방송 내용은 감동 보다 재미, 의미 보다 웃음에 더 강한 방점을 찍었다. 요즘 세간의 화제가 집중되고 있는 주말 드라마 '시크릿 가든' 등을 패러디해 시청자 관심을 모았고 화끈한 폭소탄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형식과 방법에 구애받지 않는 '무한도전' 특유의 매력을 한껏 뽐냈던 셈이다.

또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들의 강점인 시청자 참여 방식도 '무한도전' 시청률 상승에 한 몫을 담당했다. 지난해 10월부터 MBC '무한도전'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 신청자를 모집하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타인의 삶' 특집이 그 것이다.
'타인의 삶'은 '무한도전' 멤버와 동갑내기 시청자가 하루 동안 인생의 모든 것을 바꿔서 살아본다는 가상 프로젝트. 437대 1이란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이날 박명수와의 인생 체인지에 도전한 42세 동갑내기 재활의학과 의사의 출연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갔다.
이번 특집은 '시크릿가든'이 하지원과 현빈의 영혼 체인지라는 판타지를 극중에 도입한 것과 비슷한 방식은 채택함으로서 관심 효과를 배가시켰다. 의사들의 성역을 파헤친 '하얀거탑'을 패러디하면서 포인트는 '스크릿가든'의 영혼 체인지를 갖다쓰는 복선 구도를 실현했다.
지난 1년여동안 '무한도전'은 시청률 하락으로 위기설에 휩싸이면서도 강력한 코미디 실험정신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물이 지구온난화가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지를 다룬 '나비효과'였고 이외에도 멤버들의 복싱 도전과 '죄와 길' '비빔밥 알리기', 이제는 연례행사로 자리잡은 달력 등의 특집이 이어졌다.
잔재미 보다 굵직한 이슈에 주력했던 '무한도전'은 이제 소소한 재미와 웃음에 다시 신경을 쏟으며 멤버들의 깨방정으로 안방극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이다.
mcgwire@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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