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엔딩은 보고 싶고, 끝나는 건 싫고 '도대체 어쩌라는거야'. SBS 주말극 '시크릿 가든' 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올 겨울, 주말 저녁 안방극장을 달콤하고 짜릿하게 수놓았던 '시크릿 가든'이 16일 막을 내리기 때문이다.
현빈앓이와 지원앓이를 지독하게 앓고 있던 남 녀 팬들은 상심의 늪에 빠졌다. '하지원-현빈 없는 주말을 앞으로 어떻게 지내겠냐'며 팬카페와 드라마 게시판 등에 하소연을 적고 있다.
거꾸로 너무나 멋진 현빈에게 잠시나마 아내와 딸, 그리고 연인을 빼아겼던 일부 남정네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중이다. 이같은 현상은 하지원을 상대로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로 분류해야할 '시크릿 가든'의 대성공은 밝고 명랑한 주말 만들기에서 비롯됐다. 불륜과 패륜도 모잘라 성폭행 장면도 서슴지 않는 요즘 막장 주말극들 틈에서 달달하면서 때로는 코끝 찡한 '시크릿가든'이 단연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주연 남녀의 매력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시크릿 가든'는 지난해 11월 중순 첫 방송이후,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본격적인 '앓이'에 들어갔다. 이른바 현빈앓이와 하지원앓이다. 전국 시청률도 일찌감치 17~18%를 찍었고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과 인터넷 상의 감상평은 칭찬 일색이었다.
'시크릿 가든' 성공의 배경은 크게 3가지를 들수 있다. 첫째 주말 저녁 온 가족이 웃고 즐기며 볼 수 있는 상큼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 수작이라는 점, 둘째 남녀주연 하지원-현빈의 몸에 딱 들어맞는 캐릭터와 호연, 셋째 스피디한 전개 속 톡톡튀고 재치 넘치는 대사들이다.
특히 하지원과 현빈의 극중 연기는 '역시 하지원' '이래서 현빈'이란 칭찬이 절로 나올 정도로 돋보이고 뛰어나다. 4차원 세계에 살고 있는 백화점 재벌 상속남 김주원 역의 현빈은 웃지않는 코믹 캐릭터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늘씬한 키에 잘생긴 얼굴, 타고난 귀티의 3박자를 갖추지 않은 청춘스타라면 감히 넘보기 힘든 배역이 바로 김주원 역이다.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인 콜럼비아대 출신의 수재에 재벌 상속남으로 무엇하나 부러울 것없어 안하무인 성격의 그를 제대로 연기하기란 쉽지않다.
하지만 꽃미남 타이틀을 넘어설 정도로 연기력도 성숙 단계에 접어든 현빈은 김주원 캐릭터에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고 있다. 건방져도 밉지않은 캐릭터, 무뚝뚝한데 웃겨야하는 역할을 맡아서 자신의 연기 재능을 활짝 꽃피웠다.
'해운대'로 천만관객 배우 대열에 이름을 올린 하지원은 자신의 명성과 진가를 열혈 스턴트 우먼 길라임으로 재확인하고 있다. 풋풋한 여고생부터 섹시한 재벌 상속녀, 지적인 커리어 우먼 등 극중 김주원의 상상 속 그녀들을 모두 한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여배우는 하지원 외에 찾기 어렵다.
여기에 안젤리나 졸리 스타일의 가죽 전투복을 입고서 공중낙하와 낙법, 검술 등 과감한 액션을 선보이는 하진원을 볼 때마다 '우와' 감탄사가 절로 따로 붙는다.
이 두 배우의 잠재력을 한껏 끌어낸 장본인은 한국형 로맨틱 코미디의 숨은 실력자 김은숙 작가다. '연인' 3부작으로 이미 달콤쌉싸름하면서 은근슨쩍 웃음보를 자극하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재능을 발휘했던 그는 이번 '시크릿 가든'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글솜씨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원과 현빈이 김은숙 작가의 '시크릿 가든' 안에 있어 따뜻하고 행복했던 시청자들은 다시 얼음 나라로 돌아갈 다음 주말 걱정에 벌써부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팀장]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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