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협상 또는 판결만 남았다. 미국프로야구(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간판 타자로 성장한 '추추트레인' 추신수(29)가 연봉 신청을 완료하고 소속팀 클리블랜드와 연봉 싸움에 들어갔다.
추신수는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통해 연봉 조정 신청 소송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제출한 가운데 15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선수노동조합은 보도 자료를 통해 연봉조정신청을 접수한 119명을 공개했다. 이 자료에서 추신수는 27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그렇다면 추신수는 구단과 대립각을 세우고 상대를 자극해야 하는 연봉조정신청을 왜 한 것일까.

▲"내가 올린 성적만큼의 대우를 받고 싶다"
추신수는 지난달 27일 미국으로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봉과 관련해 "클리블랜드는 4∼5년 다년 계약을 원하지만 내게 불리하다. 에이전트와 협의할 것"이라며 "운동 선수는 평생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우 받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고 솔직한 심정도 밝히며 이때부터 연봉조정신청을 할 뜻을 넌지시 내비쳤다.
일단 지난해 추신수 연봉은 고작 46만 1100달러(약 5억 5000만원)에 불과했다. 반면 시즌 성적은 144경기에 출장해 '2년 연속 20홈런 20도루, 타율 3할, 출루율 4할1리' 세 마리 토끼를 잡으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완성했다. 2년 연속 '20-20 클럽' 달성은 클리블랜드 구단 역사 상 처음 쓴 기록이기도 했다.

▲연봉 조정까지 꼭 해야 했나? 결론은?…
연봉 조정신청을 갔다는 것은 이미 양측이 협상을 가졌으나 추신수가 생각했던 '올린 성적만큼의 대우'를 클리블랜드에서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지 언론에서는 최소 400만달러(약 48억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추신수는 조금 더 많이, 구단은 그 아래 금액을 제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간판타자로 성장해 관중 동원 능력도 상당하다. 지난 시즌 클리브랜드가 실행하는 마케팅의 중심에 추신수가 있었다. 경기장 곳곳에 세워진 광고판에는 클리블랜드를 대표해 추신수의 얼굴이 있다. 이벤트 행사에서도 추신수가 메인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추신수가 연봉 조정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약간의 인상 정도만 가능하다. 클리블랜드 구단 자체가 돈이 많지 않고, 현재 리빌딩을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추신수에게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는 다는 것이 원칙이다. 추신수로서는 성적에 대한 객관적인 대우를 위해서는 연봉 조정 신청을 포기할 수 없었다. 잘못한 것이 아니라 잘한 결정이다.
▲추신수-클리블랜드,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일단 19일까지 추신수의 대리인 보라스와 클리블랜드 구단은 서로가 원하는 액수를 제출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금액차이다.
만약 금액차이가 100만달러(약 12억원) 이하일 경우 연봉조정까지 가지 않고 협의를 통해 연봉 계약이 가능하다. 그러나 금액차이가 많이 날 경우 서로 납득하기 힘들어 마지막 순간까지 가게 된다.
추신수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자신과 대리인을 체결한 선수들을 연봉 조정신청에 자주 이름을 올린다. 캔자스시티 로얄스 관계자는 OSEN과 전화통화에서 "보라스는 프리젠테이션의 황제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연봉 조정 중재 때 강인한 인상을 심어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연봉조정 중재 때 양쪽은 서로의 장점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단점을 가지고 공격을 한다. 클리블랜드는 추신수의 단점, 부족했던 점을 주로 이야기하고, 추신수의 대리인 보라스측은 클리블랜드에 대해서 안 좋은 점을 말한다. 물론 각자의 기준에서 객관적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에게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이라며 "돈과 자존심이 결려 있기 때문에 분위기가 좋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재판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양측이 합의를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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