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도 올 시즌 마치고 스케줄 잡고 돌지 않았으면 좋겠다".
LG 트윈스가 8개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모든 선수들이 '약속의 땅' 스프링캠프로 날아갔다. 지난 6일 투수-포수조가 사이판으로 건너간 LG는 16일 아침 9시 20분 야수조까지 일본 오키나와로 출발하며 2011시즌 담금질을 시작했다.
지난 13일 사이판에 귀국 잠시 서울에 머물다 16일 야수조와 함께 일본으로 출국한 박종훈 감독은 "사이판에서 투수진 훈련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았다. 최계훈 투수 코치와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가 체력과 기술적인 부분에서 훈련을 지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선수들이 훈련을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뿐"이라며 "올 시즌을 마치고는 스케줄을 잡고 도는 것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감독이 말한 '스케줄 잡고 도는 것'은 진주와 플로리다 마무리캠프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LG는 지난 10월부터 진주와 플로리다에서 100일 가까이 마무리훈련을 소화했다. 마무리훈련 당시 박 감독은 "LG는 지난 8년동안 성적을 내지 못했으니 추가적으로 훈련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비 시즌 동안 100일 넘게 훈련을 하다 보니 선수들도, 코칭스태프도 힘들었다. 박 감독 역시 "나도 힘든데 선수들은 얼마나 힘들었겠냐"며 선수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즉 박종훈 감독은 올 시즌 LG가 4강에 들어 마무리훈련을 위해 스케줄을 잡지 말자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올 시즌 LG 타력을 살펴보면 8개 구단 가운데서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조인성, 이진영, 박용택, 이택근, '큰'이병규 등 개개인의 명성만 놓고 보면 8개 구단 가운데 최고다. 여기에 '작뱅'이병규, 정의윤까지 가세해 경쟁은 더욱 더 치열해졌다. 문제는 어떻게 이들을 조합해 최강의 타선으로 만드느냐다. 확실한 4번타자는 없지만 앞뒤로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타자들은 많다. 즉, 타선의 조합이 그 만큼 중요하다.
투수력 향상은 박종훈 감독이 가장 고심하는 부분이다. LG가 올 시즌 4강을 목표로 할 경우 필수불가결한 숙제다. 일단 '에이스' 봉중근은 비 시즌 동안 꾸준한 재활 치료를 통해 손상된 근육과 벌어진 팔과 어깨 각도를 정상적으로 수정했다.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27)와 벤자민 주키치(29)와도 일찌감치 계약을 마쳤다. 주키치는 플로리다 마무리캠프 때 합류 선수단 분위기를 먼저 습득했다.
여기에 박현준, 한희, 최성민, 이범준, 박동욱, 한희 등 기본 재능은 갖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1군 투수로서 꽃을 피우지 못한 유망주들도 많다. 캠프기간 동안 담금질을 통해 올 시즌 활약도 예상된다. 박 감독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마운드에서 더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 뒤 "새로운 선수가 튀어 나오면 달라질 수 있다"며 젊은 투수진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올해도 LG가 4강에 들지 여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LG가 가진 투타의 능력을 놓고 볼 때 올 시즌 4강에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 지난해에도 LG는 전반기를 마친 시점까지 4위 롯데에 불과 1경기차였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과 함께 선발투수진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4강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 탈락했다. 캠프에서 얼마만큼 땀을 흘리느냐로 올 시즌 성적을 짐작해 볼 수 있다.
LG는 오는 3월 8일까지 오키나와에서 SK, 삼성, 한화, 그리고 일본 프로팀 주니치 드래건스와 계속해서 연습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 올릴 뿐 아니라 주전 선수들을 결정하는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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