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하승진에 파울작전 쓰지 않는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1.17 08: 27

"우리는 파울 작전을 하지 않는다".
전주 KCC 하승진(26·221cm)은 요즘 공포의 대상이다. 최근 10경기에서 평균 20.7점 9.7리바운드로 골밑에서 가공할 만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농구 역대 최장신 선수다운 위력을 유감없이 떨치고 있는 것이다.
 

하승진을 막느라 각 팀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하승진의 약점인 자유투를 유발하기 위한 파울 작전. 그러나 KT 전창진 감독은 "바람직하지 않은 작전"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 16일 KCC전을 앞두고 전창진 감독은 하승진에 대한 파울 작전과 관련 "요즘 보면 너무 심하게 하는 감이 있다. 그냥 막 잡고 끌어내리고 하더라. 한 번은 4번 연속 파울 작전을 쓰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승진은 최근 집중 견제 대상이 되면서 무수한 파울 세례를 당하고 있다. 자유투 성공률이 향상된 뒤에도 상대의 파울 작전은 변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하승진도 "간혹 파울을 당하면 흥분할 것 같기도 하지만 내가 흥분하면 경기를 망치게 된다. 의식하지 않으려고 마인드 컨트롤한다. 워낙 많이 당해서 이제는 너무 익숙하다. 별 느낌도 없고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파울 작전에 대해 이제는 누구보다 성숙하게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KT의 하승진 대응법은 달랐다. 올 시즌 KCC전 4전 전승을 거둔 KT는 하승진에게 파울 작전을 쓰지 않는다. 전 감독은 "우리는 하승진에게 파울 작전을 하지 않았다. 우리 팀에 맞는 수비를 한다. 하승진에게 파울 작전을 써서 승리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KCC전 승리 이후에도 전 감독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파울 작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하승진은 자유투를 5개밖에 얻지 못했다. 노골적인 파울 작전을 받지 않으면서도 하승진은 26점을 올렸다. 전 감독은 "26점이나 줬다는 것은 결국 수비에 실패했다는 뜻"이라고 했다. KT는 지난달 29일 전주에서 벌어진 3차전에서도 하승진에게 23점을 내줬고 자유투는 8개만 허용했다.
 
하지만 두 번 모두 KT가 연장승부 끝에 이겼다. 하승진에게 줄 점수는 주면서 나머지 선수들을 봉쇄한 것이 먹혔다. KCC로서는 나머지 외곽 선수들이 승부처에서 해결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굳이 파울을 남발하며 선수를 소모하는 것보다 나머지 쪽을 봉쇄하는 것이 KT식 방법이었다. 무조건적인 파울 작전 대신 원활한 수비 로테이션을 통해 나머지 공격루트를 차단하는 식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KCC는 최근 14경기에서 무려 12승2패를 거뒀다. 그러나 2패 모두 KT에 당했다. KT에 의해 두 차례나 7연승이 저지된 것이다. 하승진에서 파생되는 공격 찬스를 나머지 선수들이 고비에서 해결 못했다. KT의 수비 로테이션이 결정적이었다.
하승진에게 파울 작전만 쓰느라 선수와 시간을 소모했던 팀들에 KT의 노파울 작전이 시하는 바가 크다. 비단 승리를 위한 것뿐만 아니라 선수보호 차원에서도 그렇다. 무리한 파울 작전 과정에서 하승진은 수 차례 크게 넘어졌고, 아찔한 장면도 종종 연출됐다.
 
전창진 감독은 "너무 심하게 하면 하승진이 힘들어진다"고 걱정했다. 여러 모로 하승진에 대한 파울 작전은 득이 될 게 없어 보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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