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 사이판에 달랑 러닝화만 갖고 간 이유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1.17 07: 18

'봉타나' 봉중근(31, LG 트윈스)이 사이판 스프링캠프를 떠나면서 글러브도, 스파이크도 챙겨가지 않았다. 러닝화 한 켤레, 반바지, 헤드 밴드가 전부였다.
봉중근은 지난 6일 투수-포수조와 사이판으로 훈련을 떠나며 "글러브도 안 챙겨가요"라고 말했다.  '투수가 글러브도 안 가져가면 어떻게 훈련하냐'는 질문에 "공 던지기 전에 하체 훈련을 더 많이 해야 한다"며 "러닝화와 반바지만 있으면 충분하다"며 웃음을 지었다.
봉중근은 지난해 팀 내 1선발로 28경기에 등판해 10승 9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 에이스로서 부족한 승수가 조금은 아쉽지만 퀄리티 스타트(6이상 투구 3자책 이하)를 18차례나 기록하며 팀이 승리를 거두는데 기여했다.

특히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는 LG의 전신인 MBC 청룡시절(1982∼1984) 하기룡이 3년 연속을 달성했고, LG 전성기를 이끈 김용수 현 중앙대 감독이 1996∼1998년까지 3년 연속 10승을 돌파한 이후 12년 만의 기록이었다.
시즌을 마친 봉중근은 2010광저우 아시안게임 주장을 맡아 한국을 금메달로 이끌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문에 휴식 시점이 늦어진 봉중근은 11월 미국 플로리다 마무리훈련에 참가하며 시즌 중 떨어졌던 근력 보강 및 어깨와 팔꿈치 각도를 펴는데 집중했다.
일부 신인 선수들과 투수들은 사이판에 공을 던지고 있지만 봉중근은 "저는 2월 2일부터 공 던질 겁니다"라며 구체적인 투구 스케줄까지 공개했다. 봉중근은 사이판에서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와 함께 체력 보강에 힘쓰고 있다.
특히 봉중근에게는 올 시즌이 매우 중요하다. 4년 연속 두 자릿수 뿐 아니라 1선발 자리를 사수해야 한다. LG는 지난 7일 162km 강속구를 구사하는 외국인 우완투수 레더마스 리즈(27)를 영입했다. 봉중근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되기에 충분하다.
올 시즌 9년만에 4강을 목표로 하는 LG로서는 봉중근의 활약이 절실하다. 박종훈 감독도 "봉중근이 에이스답게 조금 더 잘 해줘야 한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봉중근 역시 "올 시즌 4강에 꼭 가야 한다"며 "팀이 4강에 갈 수 있도록 몸을 잘 만들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러닝을 통한 시즌 준비에 열중하고 있는 봉중근.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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