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밝혀두지만 그쪽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써보는, 초절정 까칠 안목을 가진 시청자의 편지를 받는 유일한 TV 드라마야. 그러니 자부심을 가져도 좋아.
김주원과 길라임의 주구장창 키스신이 입술을 쥐어뜯게 만드는 밤이다.
그쪽이 이 편지를 볼 때도 입술을 쥐어뜯는 그런 밤이면 좋겠어.

그래서 내가 느낀 이 질투심을 그쪽도 느꼈으면 좋겠어.
해피엔딩은 좋았어. 근데 사실 조금은 미련도 남았다고 내가.
20부 동안 우리는 그렇게 열병을 앓게 해놓고 이렇게 후다닥 행복하게 끝나도 되는 거야?
옜다, 해피엔딩! 뭐 이런 건가?
그래도 어쩜 라스트 신까지 이렇게 콩닥거리게 하니, 이러니 내가 안 반해?
근데 우리가 진짜 열 받는 게 뭔지 알아?
그쪽은 우리에 대해 단 5분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야.
우리가 좀 그쪽을 떠나보낼 틈은 주란 말이야!
김주원, 길라임! 자식 셋을 낳고 그렇게 잘 살아버리면 우리가 샘나고 그러지 않겠어?
지분 팔고 땅 값도 다 갚았는데 계속 '돈 잘 법니다'하는 우리 주원이는 뭔데?
20부 오스카 콘서트 신에서 그 음향 사고는 또 뭔지.. 그게 최선이야? 확실해?
살면서 처음 본 대형사고지만 그렇게라도 본방송 내보냈으니.. 그 정도면 우리 최선이라고 치자.

그나저나 어떻게 내 손에 오스카 양말을 사 들려? 이 어메이징한 드라마야!
언제부터 이렇게 어메이징했나? 1회부터?
우리는 그쪽이 생각하는 그런 시청자들이 아니야.
세계적 거장이 한 씬 한 씬 공들여 찍은 웰메이드만 보는 명품 마니아들이라고.
아, 그리고 몰랐는데 나 살쪘더라? 원래 그쪽 보기 전엔 내 복근이 엄청 각이 선 상태였거든. 근데 내 복근 어디 갔냐고! 복근이 없으니까 옷발도 안 받잖아. 다 도로 빼놔.
(야식 시켜먹으며 밤마다 그쪽 무한 반복 시청했다고, 내가)
그러게 왜 밤새 보냐고? 자꾸 떠오르는데 어떡해?
안 봐도 계속 같이 있는 거나 마찬가진데 나보고 어쩌라고!
김~수안무 거북이와 두루미~
어? 내가 이걸 밤마다, 어? 내가 오죽하면 이래? 당신 대체 우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왜 하필 우린데?
댁 완전 이상한 드라마야. 근데 바로 그게 문제야 그게.
너무 이상하니까 우린 그런 댁이 얼떨떨하고 신기했어.
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전편을 본방 사수한 드라마는 네가 처음이란 것만 알면 돼요.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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