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만 봤을 때에는 온순한 양같은 조성환(29, 전북). 그렇지만 그라운드에 들어서는 순간 그는 사나운 늑대로 변한다. 파이터형에 가까운 그의 수비는 상대 공격수들을 주눅들게 한다. 수비가 거칠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수비수 본연의 임무인 무실점에는 최고의 모습이다.
2007년과 2008년 포항 스틸러스의 수비진을 이끌며 k리그와 FA컵 우승을 차지했던 조성환. 그러나 2009년 J2리그로 강등된 콘사돌레 삿포로로 돌연 이적했다. 그리고 조성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줄어들었고 국가대표팀 명단에서도 그의 이름은 사라졌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삿포로에서 전북으로 복귀했을 때 그에 대한 관심을 갖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그는 일본에서 부상을 안고 뛰는 바람에 고질적인 발바닥 부상까지 갖게 됐다.

그렇지만 전북은 이러한 위험성을 알고도 조성환을 영입했다. 주위의 염려와 달리 최강희 전북 감독의 조련 하에 조성환은 제 컨디션을 되찾았고, 플레이오프에서 두 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자신의 부활을 증명했다.
지난 6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 소재 선수단 숙소에서 만난 조성환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카리스마 넘치는 그라운드에서와 달리 일상 생활에서 그는 완벽하게 달랐다. 조성환은 "팀 분위기가 너무 편하다 보니 표정도 밝아지고 컨디션도 언제나 최상이다"며 동계훈련을 막 시작했음에도 몸 상태가 좋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갑자기 K리그로 복귀한 조성환은 "부상을 당한 상태라 많은 아픔이 있었다. 그래서 이적이 매우 힘들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며 "최강희 감독님이 불러주신 것이 너무 감사했다. 평소에도 감독님과 함께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최강희 감독이 야심차게 영입했으나 조성환의 복귀 초반 활약은 미미했다. 주위에서는 당연히 조성환의 영입은 실패라고 평가했지만 최강희 감독은 꾸준하게 기용하며 그의 몸상태가 올라올 수 있도록 도왔다. 그 결과 조성환은 플레이오프서 두 경기 연속 결승골을 터트리며, 전북이 2011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따는 데 일등 공신이 됐다.

그 당시 순간에 대해 조성환은 "시즌 막바지에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다. 그 전에는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몸이 많이 올라와 골도 넣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뛰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중요한 순간 골을 터트렸기 때문에 감독님께 보답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첫 번째 골을 터트렸을 때는 그저 기뻤는데 두 번째 골 때는 그저 감독님께 감사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성환은 이번 시즌부터 김상식(35)으로부터 완장을 받아 새 주장에 임명됐다. 그만큼 전북의 핵심 선수가 됐다는 말. 그렇지만 조성환은 겸손했다. "주장이라고 주전 경쟁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아무래도 우리 팀 수비수들이 좋다 보니 치열할 것이다.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부족한 것은 더욱 좋아질 수 있도록 후배들한테 배울 건 배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또한 주장직에 대해 "팀의 주장을 맡으니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졌다"며 "어떻게 하면 그것을 떨쳐낼 수 있을지 생각 중이다. 결국은 내가 즐기기 나름인데 다른 선수들도 즐길 수 있도록 편하게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목표다. 국가대표가 될 수 있게 항상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전북의 주장으로서 목표는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가장 큰 목표다. 지난 시즌 가장 아쉬웠던 것이 AFC 챔피언스리그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승 경쟁국인 일본에 대해 "일본 선수들을 겪으면서 느낀건데 한국 선수들과 상대하는 것을 힘들어 한다. 경기장에서 이 점을 이용하고 선수들한테 제대로 전달만 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분명 조성환의 목표는 이루기 쉽지 않은 것들이다. 그렇지만 분명히 희망은 있다. 전북은 능력이 있는 팀으로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우승 후보임은 틀림없다. 조성환이 전북의 수비진을 잘 이끈다면 두 대회에서 우승은 물론 국가대표에 재승선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sports_narcotic@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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