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야구는 만년유망주들의 반란이 돋보인 한해였다. 홈런 2위를 차지한 최진행(한화)을 비롯해 차우찬 조동찬(이상 삼성) 이성열(두산) '작은' 이병규(LG) 등이 껍질을 깨고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과연 올해도 만년 유망주들의 반란이 일어날 수 있을까.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KIA 김주형이다. 군복무를 마치고 올해 KIA로 복귀한 김주형은 지난 2004년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계약금 3억원에 계약할 때만 하더라도 거포 유망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기대했던 장타쇼를 보여주지 못했고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5년간 통산 타율 2할1푼1리 12홈런은 고교 시절 명성에 비해 한참이나 뒤떨어진 성적이다.
하지만 2년간 상무에서 군복무하며 약점을 보완했다. 집중적인 펑고 훈련을 통해 글러브질이 좋아졌고, 타격도 정교하게 가다듬었다. KIA 조범현 감독도 타선의 키로 김주형을 꼽고 있다. 2009년 MVP 김상현의 외야 전향을 검토할 정도로 3루수 김주형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 몇 년간 군제대 선수들의 활약이 좋았다는 점에서 김주형에게서도 예비역 돌풍의 향기가 진동하고 있다.

지난해 7월 2대1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서 넥센으로 팀을 옮긴 우완 투수 김수화에게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004년 2차 전체 1번으로 롯데에 지명된 김수화는 계약금 5억3000만원을 받을 정도로 초고교급 유망주였다. 그러나 프로 입단 후 어깨 부상으로 주저앉았다. 이후 오랜 기간 침체를 겪었다. 프로 통산 1승에 평균자책점은 7.41에 불과하다. 하지만 군복무를 마쳤고 '투수 왕국' 넥센에서 부활의 칼을 갈고 있다.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투수코치가 그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켜볼 대상이다.
롯데에서도 만년 유망주들이 있다. 외야수 이인구와 이승화가 대표적이다. 카림 가르시아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전준우를 3루로 돌린 롯데는 외야자리가 비어있다. 그만큼 외야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인구와 이승화도 주전 외야수 경쟁 후보에 올라있다. 빠른 발과 안정된 수비력을 갖춘 두 선수가 외야의 한 자리를 차지한다면 롯데도 공수에서 더욱 짜임새있는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다.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한화도 만년 유망주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몇 년째 성장이 정체하고 있는 유원상과 김혁민이 실력으로 선발진을 꿰차야 한다. 지난 2006년 계약금 5억5000만원을 받고 입단한 유원상은 최근 3년간 5승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에서도 "예전처럼 해서는 1군을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같은 해 입단한 김혁민에게도 마찬가지로 해당된다.
이외에도 유재웅 노경은(이상 두산) 박경수(LG) 조영훈(삼성) 등도 '기대주'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만년 유망주들이다. 과연 올해는 껍찔을 깨고 잠재력을 터뜨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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