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구단 창단, ‘선수협도 적극 동참해야’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1.01.18 07: 37

지난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전 야구계의 관심이 집중됐던 신생구단 창단에 대해 유보적인 결론을 내자 은퇴한 중견 야구계 인사들은 물론 창원지역 야구계에서는 연일 유감 표명에 나섰다. 성명서를 내거나 기자회견을 가지며 신생구단 창단에 반대하는 롯데 자이언츠를 비롯해 기존 구단들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14일 중견 야구인들의 모임인 일구회는 ‘이사회 결과에 유감’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같은 날 창원시 야구협회와 창원시도 유감 표명을 하며 신생구단 창단을 촉구했다.
특히 신생구단 유치에 적극적인 창원시 야구계는 지난 이사회 결과에 반발하며 차기 이사회(2월 8일 예정)에서는 ‘제9구단 창원시 창단’으로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하고 있다. 창원시 야구계에서는 ‘롯데 구단의 마산구장 경기 불허’를 표명한데 이어 17일에는 창원시 프로야구단 유치 추진위원회가 ‘제9구단 창단의 조속 결정과 함께 롯데 제품 불매운동까지 불사하겠다’는 결연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신생구단 창단을 위해 가장 발벗고 나서야 하는 한국프로야구 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성명서조차 내놓지 않고 잠잠하다.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선수협 권시형 사무총장은 '선수협이 적극적이지 않다'는 물음에 "선수협은 이미 KBO와 구단들에 신생구단 창단에 적극 지원할 것을 밝혔다"면서 KBO의 사전정지 노력 부족과 기존 구단들의 이중적 태도를 비난했다. 
선수협이 신생구단 창단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해 12월 23일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가 신생구단 창단에 나선다고 발표했을 때 ‘지지 성명’을 낸 것이 전부였다. 선수들의 복리와 권리 향상, 그리고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가장 앞장서야할 선수협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연말 김성근 SK 감독은 <스포츠칸>과의 인터뷰에서 선수협이 신생구단 창단 문제에 대해 적극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해  ‘선수협,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라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당시 김 감독은 “두 팀이 더 생기면 간단히 보더라도 200명이 산다. 그게 또 로테이션이 되면 얼마나 더 많은 선수들이 살아날 수 있는지 새겨야한다”며 “선수협회가 그간 권리 행사는 해왔는데 사명감이나 의무감을 갖고 하는 일이 있는 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의 쓴소리에도 불구하고 신생구단 창단과 관련한 선수협의 행보는 야구계의 기대에는 못미치고 있다. 엔씨 소프트 창단 발표 때 ‘지지 성명’을 낸 것이 전부로 KBO 이사회에서 유보적 태도가 나온 이후 공식 성명이 없다. 지난 11일 KBO 이사회 이후 여기저기서 유감 성명이 나오고 있지만 선수협은 침묵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선수협측은 "11일 이후 움직임은 없었지만 그 이전에 KBO와 구단에 신생구단 창단을 위해 외국인선수 증원 양보 등 적극 지원에 나설 것을 이미 밝혔다"고 답했다.
한 야구계 인사는 “한국 선수협도 신생구단 창단에 적극 나서야 한다. 2004년 일본프로야구 선수노조가 사상 최초로 파업까지 불사하며 구단 수 감축을 반대하고 지켜냈듯이 선수협도 신생구단 창단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면서 “신생구단 창단은 기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후배 선수들에게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며 선수협이 신생구단 창단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당장 유망주들이 신생팀에 가게 되면 주전으로 뛸 기회가 생기는 등 선수협이 주장하는 '룰5 드래프트'와 비슷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고 후배들에게는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기는 일인데 선수협이 너무 미온적이라는 게 야구계 인사들의 생각이다.
 
선수협이 초상권 계약 등으로 선수 복리 및 권리 향상에도 힘써야하지만 선수들 나아가 한국야구 전체 발전에 기폭제가 될 신생구단 창단에도 적극 관심을 갖고 움직여야할 시점이다. 김성근 감독의 말처럼 선수협이 ‘사명감과 의무감’을 갖고 앞장설 때이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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