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 바위 보라고 할까요? 물고 물리는 흥미로운 삼각관계입니다"(V리그 관계자).
남자배구 판에 삼각관계가 화제다.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그리고 KEPCO45가 삼각관계의 주인공이다. 세 팀은 얽히고 얽히면서 혼전을 벌이고 있다.
삼각관계는 KEPCO45가 구랍 25일 작년 우승팀 삼성화재를 3-0으로 완파하면서 시작됐다. 그저 행운으로 치부되던 KEPCO45의 승리는 2라운드(3-0)와 3라운드(3-1)에서도 같은 결과로 이어지며 주목을 받게 됐다.

KEPCO45의 '신인' 박준범이 "삼성화재만 만나면 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최하위가 아닌가. 우리가 밀릴 게 없다. 서로 해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할 정도로 일방적인 구도였다. 실제로 KEPCO45가 거둔 5승 중 3승이 삼성화재에 얻은 셈이니 이런 자신감도 당연했다.
물론 KEPCO45의 승리는 삼성화재가 작년과 달리 전력의 공백으로 고심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삼성화재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박철우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현대캐피탈에 주력 선수를 내줬고 선수들의 부상이 잦아지면서 최하위로 추락했다.
삼성화재가 이런 부진 속에서도 '우승 후보' 현대캐피탈에는 여전한 강세를 보인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삼성화재는 시즌 개막전이었던 현대캐피탈과 1라운드에서 3-1로 승리한 뒤 2라운드에서도 3-1 승리를 차지했다. 4연패로 추락했던 지난 15일 3라운드에서는 3-0 완승을 거두기도 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이 "우리 선수들이 삼성화재와 경기만 치르면 불안감을 드러낸다. 선수들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삼성화재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량의 차이는 아니다. 다른 팀과 경기를 하는 것처럼만 하면 이길 수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할 정도였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에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KEPCO45에는 강세다. 현대캐피탈은 KEPCO45에 2전 전승을 거뒀다. 외국인 선수의 기량 차이가 확연했다. 삼각관계의 완성이다.
그러나 삼각관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세 팀 모두 이런 상황을 원하지 않고 있다. KEPCO45는 오는 26일 현대캐피탈과 세 번째 대결을 벼르고 있다. 밀로스와 박준범만 제 몫을 해준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삼성화재도 KEPCO45를 '잡을 수 있는 상대'로 지목했다. 현대캐피탈 역시 삼성화재전 5연패 탈출을 다짐하고 있어 삼각관계는 빠른 시일 내에 정리될 수도 있다.
stylelomo@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