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현대차 기술의 ′방점′..신형 그랜저
OSEN 박봉균 기자
발행 2011.01.18 18: 49

日차의 '정숙'..獨차의 '강력한 파워' 
[데일리카/OSEN= (거제)박봉균 기자] 현대차가 일찌감치 ‘브랜드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장수(長壽) 브랜드’로 육성한 모델이 그랜저다.
1986년 첫 등장한 그랜저는 새롭게 풀체인지된 5세대까지 25년 동안 차 자체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이름만은 ‘뉴 그랜저’ ‘그랜저XG’ 등 그랜저라는 호칭을 고수해 왔다.

이 가운데 올해 출시된 5세대 그랜저는 더욱 강력한 ‘스펙’으로 무장하고 돌아왔다. 현대차가 프리미엄급 수입 세단과 경쟁하기 위해 내놓았다고 공언할 정도로 자신을 보이고 있는 모델이다.
실제로 각종 편의장치 등은 동급 수입차와 크게 다를 것이 없거나 오히려 뛰어넘는다. 심장까지 더욱 강해졌다.
그동안 세계 대형차 시장에서 그랜저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면, 5세대 그랜저라면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 하다는 게 18일 거제도 일대에서 시승회를 가진 기자단의 고른 평가다.
▲ 웅장한, 하지만 디테일 한...
신형 그랜저는 ‘그랜드 글라이드’ (웅장한 활공)이란 디자인 컨셉트로 명명했다. 외관의 큰 변화에 디테일한 세련미까지 추구됐다.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 공기흡입구, 헤드라이트, 안개등, 사이드미러, 후방 램프 등이 새롭게 디자인되고 후륜 차축 부분이 날렵하게 꾸며졌다
특히 쏘나타에서 느껴지는 날렵한 헤드램프와 자신감 넘치는 윙 타입 그릴은 현대차의 새로운 패밀리룩으로 완전히 자리 잡은 느낌이다.
실내는 제네시스의 스타일을 이어받았다. 조수석 앞쪽에 추가된 우드질감의 마감처리 등도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고해상도의 계기판은 눈에 띄게 선명해졌다. 센터페시아 구성이 전반적으로 깔금하지만, 3가지 색으로 구성돼 조작 버튼을 찾을 때 시선이 흐트러지는 점은 아쉽다.
 
 ▲ 강력해진, 하지만 부드러운...
핵심은 강력해진 엔진성능이다. 현대차에서 처음 도입한 3000cc짜리 V6 GDi 직분사 엔진은 시승전부터 설레게 했다. 이전에 아반떼와 엑센트 등 출시한 신차들이 보여준 주행성능은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김해공항에서 출발 거제도에 새로 들어선 명물 거가대교까지 왕복하는 약 70km의 시승코스는 시원스레 뻗은 넓은 직선도로와 함께 아기자기한 길을 잔뜩 안고 있었다. 초기 순간가속에 뛰어난 GDi엔진의 힘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소리다.
엑셀 페달을 살짝 밟아도 강하게 치고 나가는 힘이 느껴진다. 서스펜션도 기존 4세대까지 출렁이는 느낌의 세팅이었다면 이번에는 적당히 단단해 독일 세단처럼 도로에 밀착해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코너링을 보여준다. 제로백은 약 8-9초로 동급 모델대비 최고 순발력을 발휘했다. 최고출력 270마력, 최대토크 31.6kg•m를 갖췄다.
강력한 심장에 6단 변속기까지 조합돼 연비 11.6km/ℓ로 세계 최고 수준을 확보했다.
그랜저는 고급 세단답게 안락함에도 초점을 맞췄다. 일단 힘차게 가속이 붙으면 부드럽게 미끄러진다. 소음도 크지 않다. 스티어링 휠(핸들)의 조작은 동급 다른 차종에 비해 가볍다. 무게감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 수입차 넘는 편의사양
신형 그랜저가 내세운 특별한 기능이 바로 ASCC(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다. 앞차와의 거리를 감지해 자동적으로 차량을 멈추고 출발시키는 이 신기한 기능은 수입차 기능까지 추월한 첨단장치.
시승코스의 시작인 김해공항에서 신항만으로 진입하는 구간이 비교적 교통량이 많은 편이라 이 기능을 시험해보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정체구간에 들어서자 차량이 밀려 멈췄다 출발하기를 수 차례 반복하며 나가게 됐다.
앞차가 정지하더라도 3초 안에 다시 출발하기만 하면 정지중이던 차가 알아서 재출발을 해준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ASCC는 앞으로 도심을 주행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기능이다.
이밖에 동급 최초로 공간탐색용 초음파 센서를 이용해 주차 가능 영역을 탐색한 후 스티어링 휠을 제어하여 운전자의 평행 주차를 도와주는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SPAS)'도 갖췄다.
또 기존의 풋파킹이나 핸드레버 대신 간단한 스위치 조작을 통해 파킹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최첨단 시스템인 '전자 파킹 브레이크(EPB)'를 적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 경쟁 모델로 BMW 5시리즈와 벤츠 S클래스를 꼽는다. 3년 6개월의 기간 동안 총 4,500여억원을 투입한 자신감이 묻어나온다. 실제 사전계약만 2만 3000여대를 넘어서며 일단 국내에선 인기다.
시장 반응은 괜찮다는 뜻이다. 문제는 세계시장. YF쏘나타의 선전만큼 신형 그랜저도 기대를 걸어본다.
시승한 HG 300 로얄 판매가격은 3901만원이다. HG 240 럭셔리 3112만원, HG 300 프라임 3424만원, HG 300 노블 3670만원이다.
 ptech@dailycar.co.kr/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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