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6, 모나코)의 공백이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지동원(20, 전남)의 활약으로 박주영의 빈 자리가 느껴지고 있지 않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컵 대표팀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밤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경기장서 열린 인도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11' 조별예선 C조 마지막 경기에서 지동원의 2골과 구자철 손흥민의 득점에 힘입어 4-1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 예선 전적 2승 1무로 호주와 똑같았지만, 골득실에서 1골이 뒤져 조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3일 새벽 1시 25분에 이란과 준결승 티켓을 놓고 한 판 승부를 갖는다.

이날 지동원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 결과 지동원은 선제 헤딩골과 함께 추가골을 넣었다. 게다가 팀의 두 번째 득점인 구자철의 골도 어시스트, 팀 승리를 이끔과 동시에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전반 6분 지동원은 상대 골키퍼가 펀칭한 공을 완벽하게 헤딩으로 연결, 선제골을 터트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청용이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를 인도 골키퍼가 펀칭으로 걷어냈지만 뒤에 위치하던 지동원에게 흘러갔고 이를 지동원이 헤딩슛으로 골망을 가른 것.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지동원은 전반 23분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이자 팀의 세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박지성이 내준 공을 구자철이 수비라인을 완벽하게 뚫는 절묘한 패스로 지동원에게 연결했고, 지동원은 이를 놓치지 않고 골대 바로 앞에서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추가골에 성공했다.
후반에도 지동원의 진가는 계속됐다. 추가골 욕심을 내면서도 동료가 더 좋은 찬스를 잡을 시에는 아낌없이 패스하는 모습이었다. 그 결과 한국은 인도의 골문을 위협적인 슈팅으로 노릴 수 있었다.
이날 지동원의 모습은 박주영의 빈 자리를 느끼지 못하게 했다. 박주영의 빈 자리를 메울 수 없을 것이라는 많은 이들의 예측을 뒤엎은 것. 그만큼 뛰어난 활약이었다.
지동원의 이러한 활약이 계속된다면 51년 만의 '왕의 귀환'도 충분히 노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적어도 10년은 한국 축구를 이끌 존재감 있는 스트라이커를 이번 대회서 발굴한 것일지도 모른다.
sports_narcotic@osen.co.kr
<사진> 도하(카타르)=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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