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C조 2위로 아시안컵 8강 진출을 확정지으면서 B조 1위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만나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 그러나 준결승전 생각은 8강전을 마치고 해도 늦지 않다.
한국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를 4-1로 물리쳤지만 골득실에서 호주에 밀리며 C조 2위가 돼 D조 1위 이란과 23일 새벽 준결승전 티켓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B조 1위로 올라온 일본은 한국-이란전이 열리기 3시간 전에 카타르와 8강전을 갖는다.
한국이 아시안컵 8강에서만 5번을 맞붙게 된 이란을 껄끄럽게 생각하는 것처럼 일본도 카타르를 100% 이긴다는 확신을 못 갖고 있다. 한국 내서 일본이 객관적인 전력상 카타르에 많이 앞서기 때문에 손쉬운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측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일본이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4년 전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최종 예선전(2007년 10월 17일)에서 카타르에 1-2로 패한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연의 일치인지 카타르전에 출전하게 된 이노하 마사히코가 그 경기서 핸드볼 파울을 범하며 결승 페널티킥 골을 내줬던 것.
정상적이라면 일본은 오른쪽 측면 수비수에 우치다 아쓰토를 기용해야 하지만 우치다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하게 되자 이노하가 선발로 나서게 됐다. 일본의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호치'와 '닛칸스포츠'는 각각 '카타르전에서 비극을 불식시키자', '카타르전에서 설욕하자'며 누가 올라올지 모르는 준결승전보다 카타르에 대한 설욕이 우선이다고 보도했다.
이노하도 마찬가지다. "인연으로 느낀다. 아직도 그 때의 일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이번 8강전에서는 꼭 복수를 하고 싶다"며 자신이 내줬던 결승 PK골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고 이노하는 다짐했다.
다만 이노하는 소속팀 가시마 앤틀러스에서 중앙 수비를 맡기 때문에 측면 수비는 오랜만에 맡게 된다. 이노하는 "경험은 있지만 오래됐다"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분명 한국과 일본에 이번 아시안컵 토너먼트 대진은 최악에 가깝다. 악연의 고비를 넘으면 숙명의 라이벌이 올라올지 모른다. 그렇지만 양 국 모두 확정되지도 않은 준결승이 아닌 8강전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게 현 상황이다.
sports_narcotic@osen.co.kr
<사진> 지난해 10월 12일 한국-일본 친선경기 후 양 팀 선수들의 인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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