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서용빈 타격 코치가 '슈퍼소닉'이대형(28)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이대형이 지난해보다 올 시즌 타격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서용빈 코치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 캠프로 출국하기 전 잠실 실내구장에서 이대형이 타격 훈련을 하는 모습을 보며 "이대형이 올 시즌에는 변화된 타격폼에 좀 더 적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대형은 지난해 서용빈 타격 코치와 함께 타격폼 수정에 들어갔다. '슈퍼소닉'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몸이 나가면서 공을 치는 타격폼이 아니라 타석에서 끝까지 공을 배트에 맞추고 난 뒤 1루를 향해 달리기를 시작하는 것.

이유는 명확했다. 이대형은 타격 시 몸이 다리가 먼저 움직이면서 하체 중심이 잡히지 않은 자세로 타격을 하다 보니 양질의 타구를 날리지 못했다. 배트에 정확히 맞아 뻗어나가는 것보다 내야 안타가 많았다. 그러나 이대형은 워낙 빠른 발을 지녀 완전히 타격을 한 뒤 1루로 뛰어도 보통 선수들 보다 훨씬 빠르다.
또 이대형은 LG 선두들 중에서 가장 몸이 좋다. 체력도 좋다. 같은 훈련을 해도 상대적으로 잘 지치지 않는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을 보면 파워도 결코 나쁜 편이 아니다. 서용빈 코치도 이대형이 파워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정상적인 타격 밸런스와 자세에서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이 때문에 서용빈 코치는 지난해부터 이대형의 타격폼 수정을 시작했다.

흐름은 좋았다. 이대형은 지난해 5월 19일 대구 삼성전에서 6타수 5안타 2타점 3득점 1도루 1삼진을 기록하며 자신의 응원가 '슈퍼 소닉 이대형 안타'에 화답했다. 이대형은 이날 경기 전까지 2할9푼7리의 타율을 마크하고 있었지만 5안타를 몰아치며 단숨에 3할1푼8리까지 끌어 올렸다.
당시 이대형은 3경기 연속 멀티히트(한 경기 안타 2개이상)에, 5경기에서는 23타수 11안타 4할7푼8리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타격폼 역시 공을 배트에 맞추면서 몸이 먼저 나가는 것이 아니라 서용빈 타격 코치와 훈련했던 것처럼 완벽한 스윙을 했다. 당시 이대형도 "최근 타격감도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며 "서용빈 타격 코치님과 바뀐 수정중인 타격폼도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서서히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해 6월 18일 잠실 롯데전에서 홈런포를 날린 뒤로 지독한 타격 슬럼프에 빠지며 한때 타격 1위, 최다안타1위까지 올랐던 모든 기록을 다 까먹었다. 8월초에는 44타석 36타수 만에 안타를 쳤다. 슬럼프에 빠지자 이대형은 급한 마음에 또 다시 예전 타격폼, 오른쪽 하체가 무너진 상태에서 타격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이대형도 고치고 싶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으며 끝내 130경기에서 2할6푼1리의 타율에 129안타 73득점 66도루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당시 서용빈 코치는 "이대형의 타격폼을 완성하는데 올 시즌 가지고는 힘들다. 앞으로 2∼3년 후를 내다보고 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LG에게 이대형 '톱타자 카드'는 승리 방정식에 꼭 필요한 카드다.
서용빈 코치도 "일단 이대형이 선수타자로 나서 출루를 할 경우 2루 도루를 성공시켜 무사 2루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자연스럽게 안타 또는 희생타로도 득점이 가능하다. 경기 초반 선취점을 올릴 경우 LG에게는 승리 기회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이대형이 1번타자로 나서 좋은 모습을 보였을 때 시나리오다.
그러나 이대형이 선두타자로 나서 빠른 볼카운트에서 아웃 될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서용빈 코치도 이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다. 서 코치는 "이대형이 선두타자로 나서 빠른 볼카운트에서 범타로 물러나면 후속 타자들도 부담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렇지만 출루만 하면 빠른 발을 이용해 언제든지 상대팀 베이스를 훔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칭찬했다.
출루율와 타율을 조금만 끌어올리면 최고의 1번타자가 되는 이대형. 오키나와 스프링 캠프에서 서용빈 코치와 맹훈련을 통해 올 시즌에는 바뀐 타격폼에 적응 여부는 단순히 개인 뿐 아니라 LG의 시즌 운명과도 함께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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