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축구' 북한 8강 고배... 패전 원인 보니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1.01.20 03: 13

세련되게 변했다. 하지만 공격진의 불협화음은 골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세계 축구 흐름을 따른 북한 축구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완벽하지 못했지만 분명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겼다. 
북한 축구 대표팀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도하의 알 라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카타르 2011 D조 조별리그 3차전 이라크와 경기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북한은 무득점 1무 2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북한은 달라진 축구를 통해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 지난해 오랫만에 세계 축구계에 복귀한 북한 축구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5-3-2이라는 극단적인 수비축구를 펼치며 주목을 받았다. 조별리그 브라질과 첫 경기서 비록 0-3의 패배를 당했지만 끈질긴 수비를 바탕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데 충분했다.
그러나 김정훈 감독이 물러나고 청소년 대표팀을 이끌던 조동섭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북한 축구는 최근 세계적 흐름인 4-4-2로 전술 변화를 일궈냈다.
최전방에 정대세(보훔)-홍영조(로스토프) 듀오를 내세우며 경기를 펼친 북한은 비록 이번 대회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지만 세련된 축구를 펼쳤다.
최전방 공격 투톱인 정대세와 홍영조는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북한의 전력이 완벽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 조동섭 감독은 둘의 몸 상태를 끌어 올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내놨지만 경기에서 보이는 모습은 완벽하지 못했다.
게다가 조직적인 부분에서 문제도 발생했다. 정대세와 홍영조의 최전방 공격진이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공격이 원활하지 못했다. 정대세는 2경기를 치른 후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했다. 공이 연결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전술 변화는 굉장히 세련됐다. 특유의 강력한 수비에 이어 빠른 역습을 펼치는 모습은 분명했다. 정대세에게 더욱 빠르게 볼이 연결됐다면 분명 북한은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
조광래호 김세윤 전력분석관은 북한에 대해 "조동섭 감독은 청소년 대표팀을 이끌던 시절에도 4-4-2 전술을 사용했다"면서 "수비적인 축구를 펼치기 보다는 빠른 역습을 시도하는 전술로 팀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남아공 월드컵과 아시안컵을 모두 경험한 안영학(가시와)는 "분명 남아공 월드컵에 비해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면서 "수비적인 역할을 강조하기는 하지만 공격적으로 전개해 나가기 위한 플레이도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현재 북한 대표팀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내놓았다.
10bird@osen.co.kr
<사진> 도하(카타르)=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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