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진의 힘' 중시, 두산의 대권 도전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1.20 07: 19

"뭘 또 새삼스럽게.(웃음) 원래 이렇게 했었다".
 
유망주가 스타로 자라나고 자리를 굳혀 팀 전력의 상승효과를 가져다주는 동시에 대권 도전에 가속 요인이 된다. 김경문 감독의 두산 베어스가 2011시즌 패권을 향해 다시 한 번 고삐를 힘차게 당기고 있다.

 
19일 일본 오이타현 벳푸시 이나오 구장. 세찬 바람이 부는 가운데 야수조는 훈련 종료를 임박해 9군데서 타격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최승환, 용덕한을 비롯한 포수조와 고영민, 오재원, 이원석 등은 피칭머신을 앞에 두고 좌중간과 우중간으로 타구를 보내는 데 집중했다.
 
또한 이종욱, 김현수와 양의지를 비롯해 신인 정진호, 김재환, 이두환, 윤석민 등은 프런트와 코치진이 올려주는 공을 연신 때려내며 티배팅 훈련을 소화했다. 시즌 때 덕아웃 내 기록을 담당하는 김호민씨와 짝을 맞춰 타격하던 이두환은 이미 여러 박스 째를 때려내고도 다시 한 박스 분량의 공을 때려냈다. 동시간 대 타격 훈련이 9군데서 벌어졌다.
 
"전력이 좋아진 팀도 많은 만큼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이라며 직접적인 우승 바람보다 은근한 기대감을 비춘 김 감독. 김 감독은 "그동안 젊은 선수들을 활용하며 가능성을 보았다. 이제는 그들이 성장한 만큼 더 좋은 성과를 올려줄 것"이라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실제로 지난 2005시즌 후 김 감독이 두산과 재계약을 체결했을 때로 시계를 돌려보면 주포 김동주와 주전 유격수 손시헌을 제외하고 주전 야수진의 면면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각급 대표를 거치며 성장했으나 현대서 방출되어 갈 곳이 없던 이종욱은 두산에 입단해 일약 주전 외야수와 국가대표 중견수로 우뚝 섰다.
 
신고선수 김현수는 어느새 3할-20홈런이 보장된 타자로 훌쩍 성장했다. 최근 2년 간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고영민은 2루수 골든글러브와 베이징 올림픽,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참가 등으로 경험을 쌓았고 2006시즌 도중 롯데서 이적해 온 최준석은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며 중심타선에 힘을 보탰다.
 
1년 전 경찰청서 갓 제대한 양의지는 주전 안방마님 자리까지 차지했다. LG서 실패한 유망주로 낙인 찍혔던 이성열은 지난해 감독의 전폭적 지지 속 24홈런을 때려냈다. 팬들의 의견이 분분한 경우도 있지만 김 감독이 중용한 젊은 선수들은 저마다 가능성을 싹 틔운 것 이상의 실적을 올렸고 이는 4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로 이어졌다.
 
2011시즌을 맞는 선수단의 각오는 뜨겁다. 김 감독 또한 지휘봉을 잡은 이래 8시즌 동안 매년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며 성과를 올렸지만 패권을 거머쥐는 데는 실패했다. 이제는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선수들에게도 '가을 잔치 경험은 많지만 우승 경험은 없다'라는 꼬리표는 결코 달갑지 않다.
 
"경험을 통해 축적된 힘을 바탕으로 재미있는 시즌을 만들겠다"라는 김 감독의 각오. 매서운 찬 공기에도 기합 소리와 함께 스윙에 매진한 선수들의 모습에서 숨겨진 우승 열망을 알 수 있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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