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충원의 마르하바 도하!] 홍영조의 짤막한 한 마디 "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1.01.20 08: 50

북한의 폐쇄성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국제 스포츠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태도도 그런 모습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축구는 조금 다릅니다. 대표팀에 속한 조총련계 선수들은 한국 취재진과 흔쾌히 대화할 정도로 자세가 열려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현재 북한 대표팀서 국내외 취재진에게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선수는 바로 '인민루니' 정대세(27, 보훔)입니다. 개방적인 성격의 정대세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의껏 대답해 북한 대표팀 관계자들에게 항상 한 소리를 듣습니다.
정대세와 함께 일본 J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안영학(33, 가시와)과 량용기(29, 베갈타 센다이)도 취재진과 대화에 큰 거리감을 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을 제외하고는 북한 대표팀의 경우 대부분 굳게 입을 닫은 채 경기장을 빠져 나갑니다. 북한이 2006년 월드컵 예선 탈락 후 국제무대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2008년 동아시아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남아공 월드컵 그리고 이번 아시안컵까지 취재를 하면서 자주 만난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공격수 홍영조(29, 로스토프)입니다.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가운데 끝까지 홍영조를 쫓으면서 질문을 했습니다. 러시아에서 활약하고 있는 홍영조는 미디어를 자주 대했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항상 함께 다니는 선수가 그를 밀고 가기 때문에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이란과 경기를 마친 후 처음으로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부끄러운 표정의 홍영조는 경기에 대한 질문을 하자 "골을 넣지 못해 너무 아쉽습니다. 공격수로서 골을 넣어야 하는데요"라며 짧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20일 이라크와 3차전이 끝난 뒤에도 홍영조는 질문에 답변을 했습니다. 답답한 표정으로 믹스트존을 빠져 나가던 홍영조는 아쉽냐는 질문에 "네..."라며 말끝을 흐리고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홍영조는 투톱 파트너인 정대세와 남아공 월드컵이 끝난 후 말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은 모릅니다. 정대세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홍영조의 얼굴을 보면 친절하게 말해줄 것 같은데 이번 대회서는 더이상 만나지 못하게 됐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되면 더 길게 하고 싶은 말을 다 나눌 수 있었으면 겠습니다.
10bird@osen.co.kr
<사진> 도하(카타르)=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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