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이 정초부터 또 한 번 폭풍 감동을 선사했다.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가족과 상봉하는 감격의 자리를 마련해 준 것.
지난 16일 방송된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특집 마지막 이야기가 공개됐다. 3주간에 걸친 이번 특집에서 다섯 멤버는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 5명과 짝을 이뤄 경포대로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떠날 때는 10명이었던 이 남자들, 돌아 올 때는 고국에서 날아온 외국인 근로자 식구들까지 함께 대가족이 됐다.
국적도 사연도 각기 다른 외국인 근로자들과 가족들의 상봉 장면은 그야말로 눈물바다였다. 제작진은 이번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2달 전부터 백방으로 노력했다. 주소가 적힌 종이 한 장 달랑 들고 네팔 방글라데쉬 미얀마 등 현지로 날아가 가족들을 찾아내고 출생신고도 안 된 이들에게 여권과 비자를 발급해주기 절차를 밟아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데리고 온 가족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서울 관광도 시켜줬다.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많은 투자가 필요했던 이벤트지만 무엇보다 제작진의 인간미가 투입된 훈훈한 일이었다.


'1박2일'은 언제부터 이렇게 착했을까. 최근 멤버 이승기가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김종민이 차가운 바닷물에 몸을 던지는 장면들이 나오면서 가학성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승기나 김종민의 입장에서는 방송의 재미를 위해 한 일들인데 일부 시청자들한테서는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속상한 노릇일 수밖에. 재미를 위한 장치들이 가학성 논란에 휩싸이며 순식간에 악랄한(?) 제작진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1박2일'은 태생적으로 착한 심성을 가진 코너다. 지금은 다섯 명이지만 한 때는 일곱 명에 달하는 멤버가 호형호제하며 여행을 다녔다. 나이도 활동 분야도 다른 멤버들이 한 식구가 됐고 여행 중 만나는 일반인들과 살을 부비고 부둥켜안았다. 착한 예능, 푸근한 예능일 수밖에 없는 '1박2일' 특유의 장점이다. 안방에 앉은 시청자들에게 전국 곳곳의 명소를 소개하고 대리만족을 준다는 점에서도 '1박2일'은 착한 가치를 지닌다. 기본적으로는 웃음을, 때로는 감동까지 선사하며 할머니 할아버지를 웃게 하고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눈물 빼게 만들었다.
물론 가끔은 구설에 오를 일도, 이런 저런 실수도 저지르는 '1박2일'이지만 이들을 미워할 수 없는 것은 출범 때부터 갖고 태어난 '인간미'를 시청자들이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 테다. 구설에 오른 MC몽이 하차하고 난 빈자리가 나머지 다섯 멤버들의 땀과 노력, 제작진의 훈훈한 이벤트로 채워졌다. 이들의 여행은 이렇게 늘 정답고 때로는 웃음이며 언젠가는 감동이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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