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하, "부산의 원빈? 감격스럽다"[인터뷰]
OSEN 봉준영 기자
발행 2011.01.20 11: 04

2010년 정말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이보다 많은 작품, 그것도 모두 대중들의 사랑을 한껏 받았던 작품에 출연한 배우가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로 ‘대박’이 난 배우 조성하.
영화 ‘황해’ 무대 인사 차 부산을 찾은 조성하는 아줌마 팬들로 부터 ‘부산의 원빈’이란 말을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성하는 꽃미남 잘금 4인방 속에서 ‘꽃중년’ 정조(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고, 돈도 싫다 명예도 싫다며 다 버리고 순수한 시골 처녀에게 가는(MBC ‘욕망의 불꽃’) 그의 용기에 박수가 절로 나왔다.
여심을 흔들었던 조성하는 영화 속에서 180도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 현재 220만(영화진흥위원회 조사결과) 관객을 돌파하고 있는 영화 ‘황해’에서 조성하는 청부살인을 지시하는 조직폭력배 보스로 분했다. 우락부락한 조직의 보스가 아닌 깔끔한 외형에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로 살인을 지시하는 그 모습이 오히려 더 섬뜩하기까지 하다.

- 영화 ‘황해’가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아쉬움도 있을 것 같다.
▲ 폭발점이 필요한 것 같다. 너무 고생해 정말 잘 만든 작품인데, 사실 성적(관객 스코어)이 덜 나오면 섭섭할 것 같다. 그 많은 사람들이 순수한 노동으로 일년 넘게 혼신을 다했는데, 거기에 상응하는 대가 내지는 사랑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아쉬움은 없다. 어찌됐던 좋은 영화 한편이 나왔다는 것은 한국영화계에 좋은 일이다.
- 사실 ‘황해’는 처음부터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 그리고 김윤석 하정우의 재결합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그 사실이 오히려 ‘추격자’를 찍지 않았던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 홍보 쪽의 마케팅 전술이기 때문에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황해’에 정확하게 하정우, 김윤석과 조성하라는 배우가 있었구나하는 새로운 발견에 주목해주실 것이다. 무엇보다 내 스스로가 이 영화에 참여 안했으면 억울할 뻔 했다. 이 영화를 관객으로 지켜보는 입장이었다면 배우로서 참여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까웠을 것 같다.
‘황해’에 참여했다는 자체에 자긍심이 있다. 개인적으로 좋은 감독, 배우로 손꼽히는 사람들과 같이 어깨를 나란히 참여했다는 자체가 영광이다. 기본적으로 ‘추격자’의 아우라가 있을 수 있지만, 모든 과정에서 ‘황해’에 집중했고, 혼신을 다했기 때문에 같이 ‘황해’라는 배를 타고 항해했다고 생각한다.
- 현재 드라마 ‘욕망의 불꽃’이 방영 중이고, 극장에서는 ‘황해’가 상영 중이다. 대중들이 이 두 인물을 교집합을 찾을 수 있을까.
▲ 두 사람의 교집합이라... 힘이 있어보이지만 결국 자기 의지를 펴지 못하는 것이 비슷할 것이다. 태원(영화 ‘황해’)은 힘있는 버스회사 사장에 조직폭력배지만 뜻 하는 대로 일이 되지 않고, 영준(드라마 ‘욕망의 불꽃’)은 재벌집 아들이지만 그 돈과 명예 때문에 욕망을 풀면서 살지 못한다.
두 작품 사이에서 적응이 안된다는 분도 있고, 새로운 모습이라면서 받아들이는 분도 있을 것이다. 방송으로만 보던 분들은 저의 편안함에 있어 불편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작품마다 매번 똑같은 연기를 하는 것만큼 지루한 것은 없다. 그걸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는 것은 아직 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다.
- 2010년,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정말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지난 해를 어떻게 기억하고 싶은가.
▲ 배우 조성하에게 굉장히 중요한 한 해였다. 연극을 십년 넘게 하다가 2001년에 영화에 데뷔했고, 2005년 드라마에 처음 출연했다. 그만큼 아직은 대중들에게 낯선 ‘신인배우’인데 큰 계단을 점핑해서 올라갔다. 인생을 살면서 내가 넘어야할 산이 계속 나올 텐데 2010년에는 굉장히 큰 산 하나를 넘었다. 앞으로는 평지가 될지 작은 언덕들을 넘으며 즐겁게 산행을 할지 모르겠지만, 이제까지 살면서는 젤 큰 산을 넘지 않았나 싶다. 굉장히 감사하고 흐뭇하다. 부산의 원빈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쑥스러우면서도 감격스러웠다.
- 2011년은 어떤 한 해가 될 것 같은가. 지난해 만큼 큰 산이 나타날까.
▲ 매번 일이 끊이지 않고, 연결돼서 들어오는 것만으로 감사했는데 이제는 다른 분들에게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됐다. 그런 만큼 이제 처신을 잘 해야 할 것 같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배우 조성하가 소모품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데 주력하고, 그래서 관객들과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bongjy@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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