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훈이를 좀 더 활용했더라면…".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퇴한 후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은 시즌을 돌아보며 한 좌완에 대한 아쉬움을 밝혔다. 선수의 기량이 아쉬웠다기보다 그를 좀 더 활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다.

주인공은 프로 8년 차 좌완 김창훈(26). 천안북일고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주목을 받으며 2004년 한화 1차 지명(계약금 4억2000만원)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김창훈은 고교 시절 혹사 후유증으로 인해 첫 해 3승 이후 부상과 수술로 인해 급격한 내리막을 탔다.
야구 인생이 그대로 끝날 위기서 공익근무 복무 막판 유격수 이대수와의 트레이드로 고교 4년 선배 조규수와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창훈은 지난해 3월 11일 소집해제 후 2군서 몸을 만들다가 1군에 지각 합류했다. 첫 복귀서 최고구속 130km도 못 미치는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김창훈은 9월 들어 원포인트릴리프로 가능성을 비췄다. 지난해 김창훈의 성적은 9경기 평균 자책점 3.52.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3경기 1패 평균 자책점 13.50의 기록을 남긴 김창훈에게 이번 벳푸-미야자키 전지훈련은 더욱 값지다. 한화 시절 이후 7년 만에 참가하는 캠프이기 때문. 일단 1군서의 활용 여부를 국내 잔류군보다 조금 더 먼저 시험받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7년 만에 가는 전지훈련이라 감회가 새롭습니다. 지금은 전지훈련 초반이라 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1군에서 활약하려면 체력이 중요하니까요".
지난 시즌을 시작하며 "2군서 기량과 체력을 끌어올린 뒤 1군 경기에 나서고 싶다"라는 각오를 밝혔던 김창훈. 1군 경기는 물론 생애 첫 포스트시즌까지 나섰으니 그의 지난 시즌 목표는 달성된 셈이다. 그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물어보았다.
"이번에는 풀타임으로 나서고 싶어요. 1군 풀타임리거로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김 감독 또한 캠프 출국 전 "롱릴리프 요원들을 확충해 투수진을 알차게 꾸리겠다"라고 밝혔고 거명한 선수 중에는 김창훈도 포함되어 있었다. 오랜 시간을 거쳐 점점 존재가치를 빛내고 있는 김창훈은 2011시즌 단순한 원포인트릴리프 그 이상을 꿈꾼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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