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의뢰자▶ 경기도 의왕에 거주하는 김**씨 (32)
결혼 2년 차 부부입니다. 신혼 때부터 지금까지 여러 문제로 싸움이 끊이지가 않습니다.
결혼 전에는 결혼에 대한 환상이 가득했는데 지금은 정신과 몸이 너무 피폐해져 있습니다.

저희 부부의 싸움의 가장 큰 시초는 게임중독입니다. 결혼 전 남편이 게임을 즐겨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직업이 프로그래머라 하루에 1~2시간 정도 하는 것으로 추측했고 그 부분에 대한 걱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결혼 후 같이 살다 보니 남편이 게임에 보내는 시간은 평균 4~5시간 정도로 퇴근 후에 부부가 같이 보내는 시간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남편은 작년 가을부터 실업자가 되었습니다. 정리해고 당한 후 게임방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일주일에 3~4일은 게임방에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부분에 대해 아무리 싸우고 상처 주는 말을 해도 소 귀에 경 읽기 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포기 상태고 이혼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 덕에 저는 우울증과 남편 생각만 하면 화가 너무 일어나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자하연한의원 임형택박사 (경희대 한의학과 외래교수)
노력이 좀 필요합니다. 그저 참고, 인내하고가 아니라 세련된 솔루션이 있으면 좀 편할 수 있습니다. 부부치료도 좋고 한 분만 치료를 받으셔도 더 불편하게 생각하시는 분 생활에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상황이 공감이 많이 갑니다. 많은 분들이 게임이나 술 등으로 삶을 회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 남편의 상황은 게임 중독이라 판정하기는 이른 것 같습니다.
사실적인 표현을 해보자면, "일을 그만 두었고, 일이 없는 동안 게임방에서 시간을 보낸다." 조금 생각을 덧 붙인다면 일을 그만 두었고, 그로 인해 힘들어 하고, 불안, 막막하며, 할 일도 없고 괴로워서 게임방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충분히 있을수 있는 일입니다. 저도 한때 만화방에서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습니다. 조금 세련된 사람은 도서관에서 보내겠지요. 우리가 도서관 중독이라고 하지는 않잖아요. 일이 컴퓨터 관련 일이라 게임에 익숙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급한 것은 당장 경제적인 부분과 취직이 잘 안 되는 상황으로 남편의 자신감이 감소하는 것입니다. 아마 직장을 찾으시면 많이 회복되리라 생각 되지만 시간이 길어지면 일상을 놓아 버릴 수 있으니 따뜻한 배려와 함께 삶의 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실제로 불안, 초조, 두려움이 크시리라 생각 됩니다. 이 두려움을 가지고 현실을 잘 헤쳐나갈 힘이 필요합니다.
한방정신과에서는 이런 부분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우울증, 게임중독, 이런 병명도 중요하지만 남편에게는 현실이 더 힘들어 보입니다. 자신에 대한 자각과 현실감을 찾을 수 있는 인지 행동치료가 필요해 보입니다.
여유를 만들어주고, 그 공간 안에서 힘을 회복할 기회를 주는 것도 필요해 보이구요. 너무 환자라는 생각으로 남편을 바라보지 마시고 나랑 같은 상황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남편으로 보아주세요. 이것이 치료의 시작입니다. 가족이기에 이해와 공감이 더 도움이 됩니다.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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