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는 44억, 이대호는 7억도 못주는 이유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1.20 20: 28

"구단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후폭풍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을 수 있다".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연봉조정 판결까지 갔던 롯데 자이언츠와 '타격 7관왕' 이대호(29, 롯데)의 싸움은 결국 구단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상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를 비롯한 최원현 KBO 고문변호사, 김소식 전 대한야구협회 부회장, 박노준 우석대 교수, 김종 야구발전연구원 원장 등 5명으로 구성된 연봉조정위원회는 20일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가진 4시간이 훌쩍 넘는 장고의 심의 끝에 이대호의 2011시즌 연봉을 구단 제시액인 6억 3000만 원으로 결정했다.

따라서 타격 7관왕 및 9경기 연속 홈런 세계신기록 등의 활약으로 3억 9000만 원에서 3억 1000만 원이 뛰면서 7억 원을 요청했던 이대호는 2억 4000만 원(61.5%)이 오른 역대 비FA 국내파 최다연봉 신기록 타이 기록으로 올 시즌 연봉을 받게 됐다.
이 결과를 전해 들은 한 야구관계자는 "어쩌면 이대호의 이날 패배가 앞으로 닥쳐 올 수 있는 후폭풍을 잠재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다행스런 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대호가 승리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일단 가장 먼저 예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내년 시즌 연봉협상 풍경이다. 조정신청이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이 증가하는 등 구단과 선수간 파워게임이 곳곳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다"던 롯데 선수들의 응원에서도 예감할 수 있다.
이대호의 이날 패배는 결국 역대 20번의 연봉조정에서 지난 2002년 LG 유지현을 제외하고 19차례나 승리할 수 밖에 없었던 구단의 힘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이대호는 이날 결과를 전해 들은 후 "앞으로 누구도 연봉조정 신청을 낼 수 없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무엇보다 이대호의 요청이 받아들여졌을 경우 롯데 구단이 특단의 조치를 내놓을 수도 있었다는데 있다. 한정된 선수단 살림에서 7000만 원의 예상치 못한 지출이 더 있는 만큼 다른 곳에서 그 공백을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모그룹의 지원금을 타쓰는 구단 입장에서 구단운영비의 증가는 사실상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선수 정리다. 주전들을 내보낼 수는 없는 만큼 신고선수를 비롯한 2군 선수들 정리가 대거 발생할 수도 있다. 곧 이대호의 승리는 저연봉 선수들이 대거 물러나야 하는 사태로 번지는 시나리오 예상이 가능하다. 부익부 빈익빈이다.
이에 야구관계자들은 이번 롯데와 이대호의 힘겨루기를 보면서 "구단과 고액연봉자의 싸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최저연봉 인상을 위한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저연봉이 상승한다는 것은 곧 중간 및 고액 연봉자의 연봉도 동반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하면 이대호 입장에서 패했다고 생각하기보다 오히려 승자가 독식하는 이런 방식의 시스템에서도 충분히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는데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오히려 한국프로야구선수협에게 고민해야 할 또다른 숙제를 안긴 것이라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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