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동부, 전문 슈터 부재에 '한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1.21 07: 40

"슈터 부재를 많이 느낀다".
원주 동부 강동희 감독은 수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지난 20일 창원 LG와 원정경기를 앞둔 동부 라커룸. 강 감독은 "부상과 체력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들보 김주성이 왼쪽 발목 부상 여파로 엔트리에서 빠진 가운데 전체적인 팀 밸런스가 깨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LG전에서도 동부는 전반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역전패했다. 최근 5경기 1승4패. 4위 서울 삼성에 1경기차로 쫓기는 절박한 처지가 되어버렸다.
LG전에서도 동부는 극심한 외곽슛 난조를 보였다. 경기 초반 윤호영과 로드 벤슨의 집요한 골밑 공략으로 경기를 풀어나갔지만 후반부터 LG 수비가 골밑에 집중되자 속수무책이었다. 외곽슛이 전혀 말을 듣지 않은 탓이었다.
 
이날 동부는 3점슛 10개를 던졌으나 그물을 가른 건 고작 1개. 나머지 9개 슛은 모조리 림을 빗나갔다. 승부처가 된 4쿼터에는 6개의 3점슛이 모조리 불발됐다. LG는 골밑에만 집중하면 그만이었다.
문제는 한 경기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최근 5경기에서 동부는 3점슛 61개를 던졌으나 9개를 적중시키는 데 그쳤다. 3점슛 성공률이 14.8%밖에 되지 않는다. 시즌 전체를 통틀어서도 동부는 경기당 3점슛이 평균 5.2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으며 3점슛 성공률도 32.9%로 리그 최하위.
 
확실한 골밑 높이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믿을 만한 전문 슈터의 부재로 외곽에서 경기를 원활하게 풀어가지 못하는 형편이다. 황진원(23.1%) 박지현(11.1%) 윤호영(7.7%) 모두 최근 5경기에서 최악의 3점슛 적중률을 보이고 있다.
강동희 감독은 "슈터 부재를 많이 느낀다"고 인정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거리를 재느라 슛 타이밍을 놓친다.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잡자마자 바로 슛을 던지는 게 경기 흐름상 더 낫다. 그러나 슛 거리를 먼저 재거나 한 번씩 멈칫한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슛 찬스를 놓치기 일쑤"라고 말했다. 볼을 잡자마자 과감하게 슛으로 올라가는 전문 슈터가 없다 보니 상대 수비는 골밑에만 집중되고 있다.
발목 부상으로 개점 휴업하고 있는 김주성의 공백으로 이 같은 문제가 더욱 불거지고 있다. 강 감독은 "(김)주성이가 있으면 상대가 더블팀을 붙게 된다. 그러다 보면 외곽슛 찬스가 생긴다. 그러나 주성이가 빠지면서 더블팀이 안 들어온다. 외곽슛 시도 자체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부는 3점슛 개수도 적고 성공률도 낮지만 시도횟수가 극도로 적다. 최근 5경기에서 경기당 12.2개밖에 시도하지 않았다.
강 감독은 "외곽슛에서 찬스가 나지 않는다. 외곽슛이 터지지 않으니 매번 50~60점대 득점에 그친다. 이렇게 해서는 힘들 수밖에 없다"고 답답해했다.
 
LG전 역전패 후에도 강 감독은 "외곽에서 득점이 나오지 않은 바람에 공격루트가 단순해졌다. 과감하게 슛을 던져야 하는데 그런 게 부족했다"며 "남은 경기에서 슛 타이밍이 빠른 선수를 중용하겠다. 박범재처럼 슛 타이밍이 빠른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했다.
김주성의 부상 공백에 극심한 외곽슛 난조까지 겪고 있는 동부. 과연 다음 경기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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