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남는 게 없는 협상이 되어버렸다. 구단과 선수 모두 득될게 없었다.
소프트뱅크 이범호(30)가 결국 2011년에도 일본프로야구에서 뛴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이범호가 2월 시작되는 소프트뱅크의 미야자키 캠프에 참가한다'고 지난 20일 보도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도 "결국 이범호와 합의하지 못했다. 본인도 일본으로 돌아간다는데 어쩔 수 없게 됐다"며 협상 결렬을 인정했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말부터 불거진 이범호의 한화 복귀설은 두 달 만에 일본 잔류로 막을 내렸다.
지난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한화는 스토브리그에서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이범호는 최고의 호재였다. 한대화 감독도 줄기차게 이범호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이범호는 한화로 다가와 꽃이 되지 못했다. 지지부진한 복귀 협상으로 한화는 '협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구단 관계자는 "소프트뱅크와 우리는 합의점을 찾았다. 그러나 이범호와 9차례 만났는데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지난해 3루수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범호의 공백을 송광민이 메워주고 있었지만 갑작스런 시즌 중 군입대라는 희귀 케이스로 팀을 떠났다. 3루수 공백으로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타격을 입었다. 한대화 감독은 "송광민이 빠져나간 이후 팀이 무너져버렸다"고 했다. 이범호가 복귀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정원석을 마무리훈련 때부터 3루 수비를 시켰지만 아무래도 이범호의 무게감에 비할 바가 되지 못한다. 한화로서는 괜한 기대감만 가졌다.
이범호도 남는 게 없었다. 처음에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소프트뱅크와 한화 사이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마음만 뒤숭숭할 뿐이었다. 협상권이 한화와 이범호로 넘어온 뒤에는 조건과 대우가 문제였다. 한화는 다년계약은 안 된다는 입장이었고 그런 친정팀에게 이범호는 서운함을 내비쳤다. 이 과정에서 이범호는 대외적인 이미지마저 깎였다.
더 큰 문제는 과연 올해 이범호가 1군에서 뛸 수 있느냐 여부다. 소프트뱅크는 스토브리그에서 FA 우치카와 세이치와 호소카와 도오루 그리고 알렉스 카브레라 등 야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3루 포지션은 물론이고 외국인선수 쿼터까지 어느 하나 보장된 자리가 없다. 지난해 대부분 시간을 2군에서 보냈던 것처럼 한창 뛰어야 할 나이에 의미없는 시간만 허비할 수 있다. 극적인 반전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올해 기본 2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맞이하는 이범호는 1월 말 일본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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