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범호는 없다.
한화가 이범호(소프트뱅크) 영입에 실패함에 따라 그 대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범호는 3루수 거포로 한화의 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였다. 한대화 감독이 이범호의 이름을 수없이 외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9차례 만남에도 불구하고,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범호 카드는 손에서 사라졌다. 결국 내부적으로 보완하는 수밖에 없어졌다.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일단 3루 포지션은 지난해 주전 2루수로 활약한 정원석이 선점했다. 한대화 감독은 이범호를 데려오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지난해 나가사키 마무리훈련 때부터 정원석에게 3루 수비를 훈련시켰다. 두산 시절부터 내야 전포지션을 섭렵했던 정원석은 "언제나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할 준비가 되어있다"며 포지션 변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정원석은 지난해 규정타석 타율 3할을 기록할 정도로 방망이 실력도 쏠쏠하다. 그러나 3루 수비력이 관건이다. 지난해 주전 2루수로 뛴 정원석은 실책 15개를 저질렀다. 다소 순발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강습 타구가 많이 날아오는 3루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지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노련한 선수인 만큼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기대된다.
이외 전현태 오선진 백승룡 김회성 등이 3루수 후보로 거론된다. 발이 빠른 전현태는 지난해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생각보다 성장세가 더디다는 게 걱정이다. 한대화 감독은 "발이 빨라 쓸모가 많을텐데, 좀처럼 방망이와 수비가 올라오지 않는다"며 답답해했다. 오선진 백승룡 김회성 등도 수비 또는 방망이에서 각각 약점을 안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달려있다.
중심타선으로 눈길을 돌려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 김태완의 군입대와 장성호의 부상으로 믿을만한 중심타자는 4번타자 최진행 하나밖에 없다. 일발 장타력이 있는 베테랑 이도형마저 FA 선언 뒤 계약을 하지 못해 은퇴했다. 4번타자 최진행도 지난해 활약으로 상대로부터 집중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앞뒤에 받쳐주는 타자가 없다면 자칫 고립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화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고졸 5년차 좌타 내야수 김강과 대졸 신인 스위치히터 김용호가 한대화 감독의 기대를 받고 있다. 광주일고 시절부터 좌타 거포로 주목받은 김강은 지난해 시즌 막판 타율 4할1푼7리(24타수10안타)를 치며 가능성을 보였다. 성균관대 출신 김용호는 스위치히터로 양타석 모두 타격에 재능이 있다는 평. 지난해 SK 김성근 감독은 "김태완이 군입대한다면 그 자리를 대번에 꿰찰 만한 선수"라고 높이 평가했다. 한대화 감독도 "양쪽 모두 방망이를 잘 치더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강과 김용호는 1루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선수 중 한 명이 지명타자를 맡을 수도 있다. 그만큼 한화에는 지금 중량감있는 타자가 없다. 이들이 기대만큼 성장한다면 리빌딩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비록 이범호를 데려오는데 실패했지만 한화는 그 대안을 통해 더 젊고 희망 찬 팀을 기대하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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