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트비는 코치가 아니라 비디오 분석관이었다". 대표팀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말이다. '지한파' 압신 고트비 감독은 한국이 51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아시안컵서 조연에 불과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숙적' 이란과 8강전을 앞두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카타르 도하 알 와크라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펼쳤다. 바람이 많이 부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조광래 감독은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움직임을 강조하며 이란전을 준비했다.
이번 대회까지 포함해 한국과 이란은 아시안컵 8강에서 최근 5차례 연속 만나게 됐다. 그동안 사이좋게 2승 2패를 유지했고 가장 마지막 경기서는 0-0 무승부로 마친 후 승부차기 끝에 한국이 4-2로 이겨 4강에 진출했다.

이란 대표팀의 사령탑은 2002년 한국의 4강 신화를 일궈낸 주인공 중 하나인 압신 고트비.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고트비 감독은 한국의 비디오 분석관으로 일하면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다.
이후 고트비 감독은 아드보카드 감독이 이끌던 2006 독일 월드컵과 핌 베어백 감독이 지휘하던 2007 아시안컵에서는 한국 대표팀의 코치를 역임했던 인물이다.
대표팀과 함께 수원 삼성에서도 코치를 역임했던 고트비는 이어 미국 MLS LA 갤럭시를 거쳐 이란 프로팀과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또 이번 대회가 끝나면 일본 J리그로 옮기는 등 지도자로서도 제대로 자리매김했다.

그만큼 고트비는 한국 축구와 인연이 깊다. 고트비 자신도 '지한파'라고 내세울 만큼 한국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상황. 하지만 대표팀 선수들은 고트비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
박지성은 "고트비는 코치가 아니었다. 비디오 분석관이었다"고 말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서도 함께 했지만 굳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것.
대표팀의 신성 지동원(전남)도 "내가 출전한 경기를 모두 봤어도 스타일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란이 우리를 많이 알고 있다고 해도 상관없다. 우리가 더 많이 알면 된다"면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란과 대결은 치열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지난해 9월 홈 평가전서 한국은 패했다. 당시에도 고트비 감독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두 번의 패배는 용납될 수 없다. 게다가 51년 만의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다시 맞붙기 때문에 선수들이 생각하는 고트비는 적장일 뿐이었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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