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이 열리고 있는 카타르 도하에는 16개 참가국에서 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어 있습니다. 조별리그가 끝난 상황이지만 여전히 많은 기자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8강에 오른 국가 중에서도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많은 한국 대표팀에는 취재진이 더 몰리고 있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골닷컴 인도의 라훌 발리 기자는 도하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한국 대표팀의 훈련장에 자주 찾아오는 단골 손님입니다.
편하게 라훌이라고 하겠습니다. 그와는 넓게 보면 전 직장 동료이기도 하고 함께 뒷담화를 나눌 수 있는 상관(한국의 칼럼니스트)이 있기 때문에 많이 친해졌습니다.

라훌은 한국 축구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쉽게 얻었다고 합니다. 특히 이번 대회서도 인도와 한국이 C조에 함께 했기 때문에 더욱 많은 부분에 대해 취재해 잘 알고 있었습니다.
외신 기자들을 만나면 의사 소통의 문제로 본의 아니게 잘못된 정보를 가르쳐 주는 경우도 있는데 라훌에게는 그럴 일이 없었습니다. 공부를 많이 해 둬 조금이라도 헷갈리면 바로 지적하기 때문입니다.
이란과 8강전을 앞둔 상황서도 라훌은 예의 반팔을 입고 왈 와크라 구장에 나타났습니다. 열사의 땅이라지만 그래도 겨울이라 제법 쌀쌀한 카타르에 반팔 옷만 준비해 왔다는 그는 한국의 주장인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꼭 하고 싶다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것은 "K리그에 관중이 적은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였습니다.
캡틴은 잠시 주춤하더니 "K리그에서 뛰어 본 적은 없다. 시스템이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고 숨을 고른 후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팬들에게 '재미'(fun 이라고 말했습니다)를 줘야 한다. 그렇다면 경기장에 팬들이 오게 될 것이다. 물론 한국에는 재능 많은 젊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관중들이 찾아올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한국 취재진이 쉽게 하지 못한 질문을 내놓은 라훌이 고마웠습니다. 게다가 성실하게 대답을 해준 캡틴도 고마웠습니다. 국가대표 이벤트에서 K리그에 대해 질문한 것이 이상할 수 있으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점찍은 캡틴이 고마웠습니다.
캡틴의 말대로 프로스포츠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재미'가 있다면 프로 스포츠에는 팬들이 찾아오고 그렇다면 자생력 있는 스포츠로 살아남게 됩니다. 가장 간단한 이유지만 본질적인 이유를 다시 듣게 되니 곰곰히 생각해 볼 기회가 됐습니다.
10bird@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