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환 '잡혀가면서도 예능감?' 복귀는 무슨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1.01.21 08: 18

[OSEN=취재석]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방송인 신정환이 20일 오후 석방됐다. 그는 필리핀에서 1억 3000여만 원의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고 경찰서를 나서며 모든 법적 처분을 달게 받고 자숙할 뜻도 밝혔다. 지난 해 8월부터 약 5개월 간 숨바꼭질을 했던 화려한(?) 행적에 비하면 너무도 간단하고 짧게 마무리된 느낌이다. 물론 하룻밤 조사로 아직 절차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잘못을 인정하고 꼬리를 내릴 일이었다면 초장에 그럴 일이지, 왜 그렇게 먼 길을 돌아왔단 말인가.
신정환은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인기 방송인이었다. 과거 인기 그룹 룰라, 컨츄리 꼬꼬 등의 멤버로 활약한 가수 출신이지만 재치 입담과 예능감은 여느 개그맨 못지않았던 그다. 그가 얼마나 사랑받는 인물이었는지는 지난 2005년의 전례로도 알 수 있다. 신정환은 당시에도 사설 도박에 연루됐지만 초고속 복귀에 성공했다. 방송가 관계자들도 시청자들도 도박 자체는 문제로 삼아도 사람을 미워하진 않았다. 워낙 재능 있는 방송인이었기에 비교적 고운 시선들이 쏟아졌고 기회를 주자는 여론이 형성됐다. 그렇게 신정환은 단 몇 개월 만에 방송에 복귀하면서 자신의 과오까지 웃음의 소재로 삼는 배짱 혹은 기술을 보여줬다. 사람들은 또 웃었고 그의 인기는 더욱 정점을 향해 가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초범이 아니란 점도 문제지만 스스로가 사태의 덩치를 너무나 키워놓고 말았다. 무단으로 방송 펑크를 내 방송 관계자들을 물론 시청자들의 신임까지 잃어버리고도 도박설을 무마하기 위해 뎅기열 자작극을 벌였다. 직접 쓴 글을 팬 카페에 올리며 자신을 포장하고 언론과 대중에 대한 볼멘소리도 늘어놨다. 그러나 이 모든 정황이 거짓임이 탄로 나자 도망치기 시작했다. 필리핀 홍콩 네팔 일본... 각국을 떠돌며 귀국을 미루는 새 그가 노렸던 바대로 대중의 관심은 식었을지 몰라도 그에 대한 배신감은 더해갔다. 재기는 절대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올 만큼 그를 향한 미움은 깊어갔다.     

그가 도피생활을 해온 5개월여, 국내에는 종종 최측근의 말을 인용한 각종 보도들이 이어졌다. 귀국의사가 없다거나 전격 귀국한다거나 네팔에 있다는 둥 제 3국에 있다는 둥 다리가 아프다는 둥 멀쩡하다는 둥 하는 정확하지 않았던 정보들이 계속 쏟아졌다. 그가 사태의 시작점에서 자진 귀국해 있는 그대로의 입장과 정황을 직접 밝혔다면 퍼질리 없는 온갖 루머와 괴담이 돌아다녔다.
 
우여곡절 끝에 귀국한 19일, 언론과 대중은 그가 돌아왔단 사실 보다 우스꽝스러운 비니와 명품 패딩 등 패션 자체에 관심을 폭주했다. 이 와중에도 예능감을 발휘하는 거냐는 웃지 못 할 소리들까지 들려왔다. 이렇게 밉상이 되기 전에 좀 더 일찍 돌아올 수는 없었을까. 사생활과 별도로 그의 예능감과 프로다운 방송 자세를 사랑했던 PD들 역시 이제는 그를 안아주기 힘든 지경에 왔다. 복귀는 무슨... 당분간은 작은 행사 MC 자리도 쉽지 않을 판이다. 대중의 싸늘한 시선에 한겨울 칼바람이 더 뼛속 시릴 신정환의 진짜 심경은 무엇일까.
윤가이 기자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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