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닌가".
최근 새삼 롯데 자이언츠의 '힘'이 느껴지고 있다.
KBO 연봉조정위원회는 20일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4시간이 훌쩍 넘는 장고의 심의 끝에 이대호의 2011시즌 연봉을 롯데 구단 제시액인 6억 3000만 원으로 결정했다.

조정위원회는 "이대호의 기록이 본인이 주장한 7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데 대해서는 조정위원 모두가 공감했지만 이대호의 고과 평점에 따른 활약도와 구단 내의 타 선수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였을 때에는 구단이 제시한 6억 3000만원이 적정하다고 판단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즉각 반발이 뒤따랐다. 이대호는 "앞으로 누구도 연봉 조정 신청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FA 자격을 얻기 전까지 구단이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라며 "형평성 문제라고 밝혔는데 앞으로 나보다 못하는 선수들은 얼마나 힘들겠냐"고 한숨을 지었다.
여론도 좋지 않았다. 5명의 연봉조정위원들이 KBO가 정한 인사들이었다. 여기에 대리인 제도가 인정되지 않는 현실에서 "자료가 불충분하다"는 지적은 더욱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난 2002년 유지현(현 LG 코치)이 유일하게 승리했을 뿐 이대호가 19번째 패배자가 된데 대해서도 말이 많았다.
이는 지난 11일 신생구단 창단 관련 이사회 결과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당시 분위기는 사실상 9구단 창단이 기정사실화 된 상태에서 이사회가 엔씨소프트에 통합 창원시를 연고로 한 9구단 우선협상권을 부여할 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더불어 9구단과 함께 10구단 동시 창단 여부, 엔씨소프트 외 2개 기업의 공개 등도 기대를 불렀다.

하지만 이사회가 내놓은 답은 "9구단의 필요성에 의견을 모은 만큼 다음 이사회에서 적당한 심사기준을 만들어 창단에 적합한 기업에 대한 자격 문제를 상정할 것"이었다. 더구나 "창원이 9구단의 연고도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까지 덧붙였다. 이에 야구계에서는 "노골적으로 9구단 창단에 반대의사를 드러냈던 롯데의 주장대로 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당연히 KBO에는 롯데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시간을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롯데는 넥센 히어로즈와 두 번에 걸친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시즌 중에는 내야 유망주 황재균을 데려갔고 시즌이 끝난 후에는 투수 고원준에게 롯데 유니폼을 입히는데 성공했다. '현금'이 빠진 트레이드라고 발표가 나왔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현금 트레이드를 증명할 길은 없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제는 롯데 파워가 오는 2월 8일 열리는 2차 이사회에도 혹시나 미치지 않을까 하는 데 걱정스런 목소리가 높다. 9구단 창단에 합의한 시점에서 사실상 기업선정 수순으로 가야 하지만 롯데의 입김이 다시 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사회에서 표결에 부쳤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고 이야기는 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롯데의 '힘'을 통해 여전한 한국프로야구에서의 '구단'의 힘을 느끼고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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