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격' 멤버들이 귀농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은 틈틈이 자격증 취득에 열을 올린다. 난생 처음 유럽 배낭여행도 계획하고 있다. 정초에는 4대암 검진도 받았다. 이경규는 최근 담배를 끊었고 김태원은 술을 끊고 건강관리에 열심이다. 대한민국을 사는 많은 남성들의 미래다.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격) 멤버들은 평균 연령 42세를 넘겼다. 맏형 이경규를 비롯 김국진과 김태원은 중년 남성의 아이콘이 됐고 상대적으로 젊은 이윤석과 이정진, 윤형빈은 형님들을 따라 인생을 알아가고 미래를 대비한다.
멤버들이 수행하는 미션 중에는 일회적인 것들도, 재미삼아 해보는 것들도 있다. 그러나 개중엔 무게 감 있고 의미가 깊은 것들도 상당수다. 이를 통ㅇ해 멤버들은 알게 모르게 배우고 변화하고 성장하고 발전한다. 각박한 도시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꿈꾸는 전원생활의 여유(귀농), 퇴직 위기에 몰린 중년 남성들의 노후대책(자격증),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 카피를 되뇌며 계획하는 언젠가의 일상 탈출(배낭여행), 불현 듯 엄습하는 암의 공포까지(암 검진)... '남격' 멤버들은 체험하고 도전하며 그들의 미래를 구상해나간다.


이는 사실상 이 시대를 사는 대다수 남성들의 이야기다. '남격'의 일거수일투족을 한바탕 웃음으로만 지나치지 못하는 것은 이들의 모습이 우리네 현실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중년층의 코드에 더 가깝지만 젊은이들 입장에서 보더라도 내 아버지, 우리 삼촌의 고민이자 실상이며 머지않아 나의 얘기가 될 것들이다.
시청자 게시판을 살펴보면 종종 흥미로운 반응들이 눈에 띈다. 이경규를 보고 용기를 얻어(?) 스마트 폰을 샀다거나 이윤석을 보고 도배 학원을 등록했다는 중년 남성들의 사연이 남 얘기 같지 않은 것은 왜일까. 명예퇴직을 앞두고 조용히 귀농을 준비하는 한 가장과 아들의 대학교 입학식이 끝나면 20년 동고동락한 아내와 배낭여행을 떠나보고 싶다는 어느 아버지의 얘기는 머지않아 또 누군가의 미래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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