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충원의 마르하바 도하!] 메추의 변하지 않는 자기 합리화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1.01.22 10: 38

카타르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서 끝난 일본과 아시안컵 8강전서 2-2 동점이던 후반 44분 이노하 마사히코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2-3으로 역전패했습니다. 자국서 열린 아시안컵서 사상 첫 4강 진출을 노렸지만 '사무라이 블루' 일본의 벽은 높았습니다.
부뤼노 메추(프랑스) 카타르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선수들의 노력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메추 감독은 "카타르는 일본을 상대로 잘했다. 일본은 4강에 올라갈 만한 능력을 가진 팀이다"라며 "강한 일본을 상대로 맞대결을 펼친 선수들은 너무 잘 싸웠다. 좋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기대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카타르 언론은 메추 감독의 발언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카타르는 1-1로 맞선 후반 16분 일본 중앙 수비수 요시다 마야가 퇴장 당해 수적 우세에 있었고 곧바로 이어진 프리킥 상황서  파비우 세사르가 골을 넣으며 승기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카타르는 후반 25분 가가와 신지에게 동점골, 후반 44분 이노하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카타르 언론은 메추 감독의 발언이 끝나자 마자 패배에 대한 변을 듣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했습니다. 다혈질 성격으로 잘 알려진 메추 감독은 초반에 잘 참으면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프랑스 통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추 감독은 자신의 발언이 정확하게 표현되지 못하면 직접 영어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카타르 기자들은 '역전패는 이해할 수 없다. 선제골을 넣고도 무기력했다. 한 명이 더 많은 상황서도 왜 패했냐'는 끝없는 질문을 통해 구석으로 몰아 넣었습니다.
하지만 메추 감독은 오히려 역정을 냈습니다. 말 그대로 단어 하나라도 통역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계속 강조해서 다시 말했습니다. 급기야는 "일본 취재진들에게 물어봐라. 카타르 선수들은 정말 잘 싸운 것이다. 당신들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며 나무라기까지 했습니다.
메추 감독은 2002년 세네갈 대표팀을 한일 월드컵 8강에 진출시키며 세계적 관심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04년에는 한국 대표팀 감독의 유력한 후보이기도 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감독입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변방을 돌고 있는 지도자입니다. 이날 기자회견도 상대가 한 명이 퇴장당한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업적을 내세우기 위한 자리로 보였습니다.곰곰히 생각해봤지만 한국 대표팀 감독직이 무산된 것이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카타르 취재진처럼 싸워야 할 테니 말이죠.
10bird@osen.co.kr
<사진> 도하(카타르)=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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