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 기간 동안 안 다치고 잘 마무리하면서 부상 없이 1군에서 자리잡고 싶습니다".
한때 서울지역 1차지명감으로도 꼽혔던 유망주는 병역을 해결하고 또다른 시작을 꿈꾼다. 지난해 말 상무를 제대하고 소속팀 두산 베어스로 복귀한 우완 김강률(23)이 임태훈, 이용찬 등 함께 입단한 동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우뚝 서고 싶다는 마음을 넌지시 드러냈다.

경기고를 졸업한 지난 2007년 두산에 2차 4순위로 입단한 김강률은 원래 LG의 강력한 1차지명 후보 중 한 명이었다. 입단이 유력시 되었으나 중학교 3학년 시절 전학 온 케이스라 1차지명이 불가능해지면서 계약이 성사되지 못했고 마침 왼발 부상으로 인해 투구 밸런스가 불안정해지면서 2차 4순위까지 밀렸다. 고교 시절 임태훈, 이용찬 못지 않은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저평가된 순위다.
2008년 2군 북부리그 평균 자책점 1위(2.74)를 기록한 뒤 상무 입대를 택했던 김강률은 2년 간 선발-마무리를 오가며 활약했다. 187cm 95kg의 당당한 체구를 갖춘 김강률은 최고 153km에 이르는 묵직한 직구가 인상적이다. 2군서는 장효훈(상무, 넥센 소속)과 함께 가장 볼 끝이 묵직한 투수 중 한 명으로 인정받기도.
현재 일본 오이타현 벳푸시에서 팀의 전지훈련에 참가 중인 김강률은 오랜만에 합류한 팀 훈련에 대해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군인 신분을 벗어나 운동만 열심히 하면 되는 여건이라 좋다"라며 웃은 김강률은 "이제 하프피칭을 하면서 불펜 전력투구를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입단 시 김강률은 '훗날 팀의 마무리 투수로 자라날 만한 유망주'라는 평을 받았다. 선수 본인 또한 "학교 선배인 오승환(삼성) 선배처럼 돌직구를 던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라며 파이어볼러의 위력을 1군에서도 내뿜겠다는 각오를 뚜렷하게 전했다. 그에게 본격적으로 마무리 수업을 나선 지난해에 대해 물어보았다. 지난해 김강률은 7승 무패 6세이브 평균 자책점 3.59를 기록한 뒤 10월 대륙간컵서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처음에는 선발이었어요. 그런데 원래 마무리를 맡았던 박민석(두산 소속)이 시즌 중 통증 때문에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었거든요. 전 한 달 정도 쉬고 민석이를 대신해서 마무리로 나섰습니다. 짧게 전력투구하는 게 오히려 더 편했던 것 같아요. 물론 2군 무대였습니다만".(웃음)
군 입대 전 스플리터를 익힌 뒤 상무 입대 후 자주 활용했던 김강률. "아직 제구력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라며 자신의 스플리터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한 김강률에게 입단 동기들과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함께 같은 시기 입단했던 임태훈과 이용찬은 신인왕 타이틀을 획득하며 1군서 확실히 자리를 굳혔다. 또다른 동기생 이원재는 팔꿈치 수술과 재활 후 잔류군에서 기량을 점검 중이다.
"태훈이랑 용찬이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저도 열심히하면서 그 친구들을 따라가야지요. 아직 전지훈련 초반이라 코칭스태프로부터 특별한 지시는 받지 않았습니다. 새 시즌을 앞두고 몸을 제대로 만들어 놓는 것이 우선입니다".
군 입대 전 1군 1경기 등판(1이닝 4실점)에 그쳤던 김강률도 중고 신인왕 자격을 갖춘 투수. 단점으로 지적된 제구력 보완에 초점을 맞춘 김강률은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지금은 전지훈련 기간 동안 다치지 않고 끝까지 훈련 과정을 소화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리고나서 1군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고 싶어요. 부상 없이 시즌을 온전히 치르는 게 한 시즌을 아울러 봤을 때 가장 큰 목표입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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