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포인트가드와 빅맨이 살아야 팀이 산다.
서울 SK가 지긋지긋한 8연패 터널에서 벗어났다. SK는 지난 22일 안양 인삼공사와 원정경기에서 79-72로 승리, 뒤늦게 2011년 새해 첫 승을 신고했다.

SK로서는 포인트가드 주희정(34·181cm)과 토종 빅맨 김민수(29·200cm)가 살아난 것이 고무적이었다. 8연패 기간 동안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두 선수가 살아남으로써 SK 농구도 부활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상급 포인트가드 주희정은 연패 기간 동안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8연패한 경기에서 평균 5.5점 4.0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코트를 왕성하게 누비는 특유의 활동량도 보이지 않았다. 상대 팀들은 주희정부터 확실하게 봉쇄했고 주희정도 이에 움츠러들었다. 팀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희정의 장점도 죽어버렸다.
하지만 인삼공사전에서 주희정은 3점슛 5개 포함 올 시즌 최다 23점을 올렸다. 과감한 3점슛으로 답답한 공격을 풀어줬다. 적절한 2대2와 속공 플레이로 어시스트도 7개나 배달했다. 8연패 기간 동안 경기당 2.1개에 불과했던 SK의 팀 속공도 4개나 나왔다. 2차례 속공이 주희정 손끝에서 나왔다. 오랜만의 주희정의 장점이 살아났다.
이와 함께 김민수도 날았다. 발목 부상 이후 좀처럼 컨디션을 찾지 못하며 애를 먹었던 김민수는 8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야 2개월 공백기를 깨고 복귀했다. 그러나 복귀 후 6경기에서 평균 2.3점으로 존재감이 미미했다. 골밑으로 제대로 들어가지 못했고, 슛 감각도 좋지 않았다. 김민수의 복귀로 골밑에서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했던 SK로서는 낭패였다.
그러나 인삼공사전에서 김민수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났다. 부상 복귀 후 가장 많은 25분19초를 소화하며 16점을 기록했다. 특히 승부처가 된 4쿼터에만 8점을 집중시켰다. 적극적인 포스트업은 없었지만 골밑 근처에 위치하며 주희정이 주는 패스를 효과적으로 잘 받아먹었다. 김민수가 골밑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주자 공격이 훨씬 매끄럽게 풀렸다.
이날 주희정은 김민수에게만 4개의 어시스트를 찔러줬고, 김민수도 주희정의 패스를 곧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4쿼터 막판 인삼공사가 1점차로 따라붙을 때마다 주희정과 김민수의 콤비플레이가 이어졌다. 주
희정은 "김민수의 컨디션이 올라와 플레이하기가 편했다"며 "외곽에서만 겉돌아 몸놀림이 둔했는데 인사이드를 헤집다 보니 외곽에서 찬스가 많이 났다"고 말했다. 신선우 감독도 "매치업상 어려움을 김민수가 풀어줬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주희정과 김민수가 살아난다면 김효범의 체력 저하와 레더에게 걸린 과부하를 해결할 수 있다. 이들에게 SK의 올 시즌이 달려있는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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